(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역시 한국 축구의 초신성 답다.
18세 양민혁이 자신의 축구종가 선발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도움을 올리며 영국 무대 첫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그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도 홈에서 대승을 챙기며 다음 시즌 1부 승격의 희밍을 놓지 않았다.
그야말로 양민혁을 위한 날이었다.
양민혁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챔피언십 33라운드 더비 카운티와의 홈 경기에서 자신의 주포지션인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 후반 18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63분을 뛰면서 맹활약했다.
특히 그는 이날 QPR이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3분 어시스트를 챙기며 고대하던 축구종가 첫 공격포인트 감격을 누렸다.
양민혁은 일본 올림픽대표 사이토 고키의 헤더 패스를 받은 뒤 곧장 빠른 드리블을 시도했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를 올렸다.
이를 가운데서 달려들던 일라스 체어가 지체 없이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방향만 바꿔 원정팀 골망을 출렁였다.
양민혁이 QPR 입단 뒤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체어는 곧장 양민혁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민혁도 한껏 웃으며 왼팔을 치켜드는 등 세리머니를 해다.
양민혁은 이날 어시스트 외에도 전체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향후 선발로 계속 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지난해 K리그1에 혜성처럼 등장해 12골 6도움을 기록한 공격수의 진가가 첫 선발 출격에서 드디어 드러난 것이다.
양민혁은 이날 슈팅 1회를 비롯해 드리블 돌파 2회, 키패스 2회, 패스성공률 87%를 기록하면서 후반 벤치로 들어갈 때까지 쉼 없이 QPR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QPR을 이끄는 스페인 출신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도 양민혁을 길게 활용하면서 그의 플레이에 만족을 표시했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은 양민혁에게 높은 평점 7.6을 줬다. 또 다른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은 7.37로 역시 훌륭했다.
이날 QPR은 전반과 후반에 각각 두 골을 터트리면서 4-0 대승을 거뒀다. 33경기에서 11승 11무 11패(승점 44)를 기록한 QPR은 기존 15위에서 순위를 11위까지 4계단 끌어올렸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진출할 수 있는 6위 웨스트브로치미 앨비언(승점 47)과는 불과 3점차로, 향후 13경기에서 이날 더비 카운디전처럼 좋은 경기를 하면 충분히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릴 만한 위치로 올라섰다.
이날 QPR은 파울 나르디 골키퍼를 비롯해 케네스 팔, 로니 에드워즈, 스티브 쿡, 지미 던, 샘 필드, 요나탄 바란, 사이토, 체어, 양민혁, 마이클 프레이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마침 QPR에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양민혁에게 더비 카운티전 기회가 돌아갔다. 글로벌 축구매체 '골닷컴'은 지난 14일 "QPR은 제이크 클라크솔터(고관절), 카라모코 뎀벨레(비공개), 루카스 앤더슨(종아리), 잔 첼라르(허벅지) 없이 경기를 나가게 됐다. 이들 모두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서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폴 스미스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있다. 그는 코번트리 시티에 0-1로 패한 직전 경기에서 71분 타박상으로 인해 경기를 더 이상 뛰지 못했다"라며 "스미스가 출전할 수 없다면 양민혁이 클럽에서 첫 선발 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민혁이 뛰었고 천금 같은 도움을 올려 QPR 승리를 도왔다. 양민혁 역시 기념비적인 하루를 만들었다.
양민혁은 득점 외에도 좋은 장면을 여럿 만들어냈다.
전반 38분엔 좋은 개인기에 이은 동료와의 패스플레이를 펼치고는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드는 휼륭한 드리블을 선보였다.
후반 1분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긴 했으나 측면 침투에 성공한 뒤 크로스까지 시도하면서 상승세 타고 있던 QPR 공격에 보탬이 되고자 애를 썼다.
이어 후반 12분 도움까지 성공했다.
QPR도 대승을 거둬 양민혁으 선발 데뷔전을 빛냈다. 팀이 이겨야 양민혁의 선발 재기용 확률도 더욱 높아진다. 4-0 대승을 챙겼기 때문에 오는 22일 열리는 포츠머스와의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크다.
QPR은 전반 21분 체어가 선제골을 넣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으며 전반 35분 사이토가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12분 양민혁의 어시스트에 이은 체어의 득점이 나왔고 양민혁이 벤치로 들어간 뒤인 후반 21분 수비수 레드워즈가 4골 차 대승을 마무리하는 쐐기골을 폭발했다.
앙민혁은 순조롭게 QPR에서 적응하고 있다. 앞서 양민혁은 QPR 입단 뒤 3차례 경기에서 특급 조커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후반 14분에서 24분 사이로 3경기를 연달아 뛰면서 영국 무대에 대한 감각을 키워나갔고, 특히 데뷔전이었던 지난 3일 밀월 원정에선 후반 31분 교체로 들어간 뒤 2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벼락 같은 오른발 대각선 터닝 슛을 날려 QPR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 번째 출전을 이룬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는 교체로 나와 결승골 장면에 관여했다. 당시 사이토의 헤더를 통해 공이 페널티 박스 정면으로 흘러갔다. 양민혁이 이를 잡았으나 상대 수비수와 충돌 후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공이 다시 뒤로 흐르자 잭 콜백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코번트리 시티전에선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했으나 부지런히 뛰었다.
이어 더비 카운티전에서 첫 선발과 함께 첫 공격포인트를 이뤄 마음 부담을 털어내고 축구종가 연착륙을 알렸다.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12월 합류했으나 토트넘이 마침 강등권 근처까지 추락하면서 10대 어린 선수를 더 이상 주전으로 뛰게 하기 힘든 점 등이 고려돼 양민혁은 이번 시즌 말까지 QPR에서 뛰게 됐다.
사진=QPR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