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박지원(71번)과 중국 린샤오쥔(43번)이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적반하장. 내로남불.
중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어울리는 말이다.
중국 대표팀은 지난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에 막말을 쏟아냈다.
상황은 이랬다. 한국과 중국, 카자흐스탄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금메달을 향해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마지막 2바퀴서 박지원과 중국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만났다.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바퀴, 곡선 주로서 박지원과 린샤오쥔은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박지원(71번)과 중국 린샤오쥔(43번)이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다 린샤오쥔이 넘어졌다. 혼란을 틈타 카자흐스탄이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박지원은 두 번째로 레이스를 끝냈다. 그러나 경기 후 심판은 비디오 리뷰를 거쳐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 박지원에게 팔로 막았다는 뜻의 '암블록' 페널티를 선언했다. 대표팀은 그대로 실격돼 은메달을 빼앗겼다. 중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중국 선수단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불만을 쏟아냈다. '소후 닷컴'에 따르면 쑨룽은 "(한국 대표팀) 더러워"를 외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해진다.
박지원과 린샤오쥔의 몸싸움 과정을 '악의적인 반칙'으로 규정하고 한국 대표팀 비난에 들어갔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박지원(71번)과 중국 린샤오쥔(43번)이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체도 자국 선수 보호와 동시에 한국 대표팀 비난에 들어갔다.
소후 닷컴은 "한국 선수가 경기에서 부당한 방법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한 유명 스포츠 해설가는 '치열한 경기 속에서도 모든 선수는 기본 원칙인 공정성과 스포츠 윤리를 지켜야 한다. 박지원의 행동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스피드 스케이팅 전체에 대한 모욕이다'고 지적했다. 박지원은 대회 기간 중국 선수들을 향해 도발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한국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을 방해하는 일이 잦았다"고 억지 주장을 펼쳤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가 끝난 뒤 페널티 판정을 받은 한국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악의적인 비난의 시작점이 중국 대표팀이라는 점에서 '적반하장', '내로남불'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지난 8일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행위를 저질러 눈길을 끌었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 3위에 자리한 중국의 쑨룽이 2위로 달리고 있는 대표팀 동료 린샤오쥔을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린샤오쥔은 탄력받아 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 중계 화면 캡처
마지막 2바퀴가량을 남긴 시점에서 대표팀 에이스 박지원이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3위에서 1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 중국 대표팀의 주축인 린샤오쥔이 급격히 속도를 높여 아웃코스로 치고 나오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동료 쑨룽이 오른손으로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탄력을 받은 린샤오쥔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해 금메달을 따냈다.
계주가 아닌 개인전에서 동료를 밀어주는 '도움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 295조 2항에 적혀 있는 부정행위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은 이를 감행해 떳떳하지 못할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러한 중국이 오히려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상황에 많은 팬이 분노하고 있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가 끝난 뒤 페널티 판정을 받은 한국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표팀은 중국과 신경전을 이겨내고 '쇼트트랙 강국'답게 6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혼성 계주 2000m를 포함해 최민정(여자 500m, 여자 1000m)과 김길리(여자 1500m), 장성우(남자 1000m), 박지원(남자 1500m)이 금메달을 수확하며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가 끝난 뒤 페널티 판정을 받은 한국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쇼트트랙 중계화면 캡처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