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하고 축구종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공격수 양민혁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첫 선발 출전한 뒤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며 크게 웃었다.
새 팀 데뷔 2주 만에 어시스트를 챙기면서 주전으로 날아오를 기반을 다졌다.
그의 소속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도 대승함에 따라 양민혁의 기쁨은 더 커졌다.
스페인 출신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이 이끄는 QPR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더비 카운티에 4-0으로 크게 이겼다.
대승한 QPR은 33경기에서 정확히 11승 11무 11패(승점 44)를 기록, 기존 15위에서 순위를 11위까지 4계단 끌어올렸다.
특히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진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6위 웨스트브로치미 앨비언(승점 47)과 간격이 불과 3점 차다. 향후 13경기에서 승리를 꾸준히 챙기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패한 더비 카운티는 7승 8무 18패(승점 29)를 기록하면서 강등권인 22위까지 내려갔다. 잉글랜드 챔피언십엔 총 24팀이 뛰어든다. 상위 두 팀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직행하고, 3~6위 4개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 팀이 프리미어리그 승격 마지막 티켓을 거머쥔다.
반면 22~24위 3팀은 다음 시즌 3부리그인 리그1으로 내려간다.
양민혁은 이날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처음 선발 출격하면서 길게 뛸 시간을 확보했다.
이날 시푸엔테스 감독은 파울 나르디 골키퍼를 비롯해 케네스 팔, 로니 에드워즈, 스티브 쿡, 지미 던, 샘 필드, 요나탄 바란, 사이토, 체어, 양민혁, 마이클 프레이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K리그1 강원FC에서 지난해 7월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출전 시간 확보가 어렵게 되자 지난달 30일 다시 QPR로 임대된 뒤 3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했다.
이어 처음 선발로 나선 더비 카운티전에서 첫 공격포인트까지 올리며 입지를 다져갔다.
양민혁의 전격 선발 출전은 기존 선수들의 부상, 그리고 앞선 3경기에서 보여준 양민혁의 공수 활약이 어우러지면서 이뤄졌다.
글로벌 축구매체 '골닷컴'은 지난 14일 "QPR은 제이크 클라크솔터(고관절), 카라모코 뎀벨레(비공개), 루카스 앤더슨(종아리), 잔 첼라르(허벅지) 없이 경기를 나가게 됐다. 이들 모두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서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폴 스미스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있다. 그는 코번트리 시티에 0-1로 패한 직전 경기에서 71분 타박상으로 인해 경기를 더 이상 뛰지 못했다"라며 "스미스가 출전할 수 없다면 양민혁이 클럽에서 첫 선발 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는 실제 그대로 이뤄졌다.
QPR은 이날 전반부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가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갔다.
QPR은 전반 21분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터진 체어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문에 빨려 들어가 선제 결승 골을 뽑았다.
전반 35분엔 일본 올림픽대표 출신 공격수 사이토의 추가 골로 한발짝 더 달아났다.
양민혁은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벗겨내고 프레이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진영으로 공을 몬 뒤 반대편에 있던 사이토에게 패스해 기회를 열어줬다. 하지만 사이토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게 막혔다.
QPR이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치고 나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양민혁이 득점 기회를 잡았다.
양민혁은 후반 1분 프레이와 패스를 주고받은 후 골문 오른쪽으로 침투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았다. 이 장면은 오프사이드로 판정 났다.
양민혁은 아쉬움을 잉글랜드 무대에서의 첫 공격포인트로 달랬다.
후반 12분 양민혁이 감각적인 터치로 공을 간수해 골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낮고 빠르게 중앙으로 내준 공을 체어가 쇄도하며 지체 없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3-0으로 리드를 벌렸다. 양민혁의 축구종가 1호 공격포인트가 작성되는 순간이었다.
양민혁은 후반 18분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폴 스미스와 교체됐다.
QPR은 후반 21분 상대 왼쪽 코너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케네스 팔의 크로스에 이은 수비수 에드워즈의 헤딩골로 쐐기를 박아 4-0 대승의 마지막 골을 넣었다.
양민혁이 QPR에서 연착륙 중임을 알린 경기가 됐다.
앞서 양민혁은 QPR 입단 뒤 3차례 경기에서 특급 조커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후반 14분에서 24분 사이로 3경기를 연달아 뛰면서 영국 무대에 대한 감각을 키워나갔고, 특히 데뷔전이었던 지난 3일 밀월 원정에선 후반 31분 교체로 들어간 뒤 2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벼락 같은 오른발 대각선 터닝 슛을 날려 QPR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 번째 출전을 이룬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는 교체로 나와 결승골 장면에 관여했다. 당시 사이토의 헤더를 통해 공이 페널티 박스 정면으로 흘러갔다. 양민혁이 이를 잡았으나 상대 수비수와 충돌 후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공이 다시 뒤로 흐르자 잭 콜백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코번트리 시티와의 지난 12일 원정 경기에선 후반 26분 교체로 들어간 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나쁘지도 않았다.
결국 더비 카운티전에서 시푸엔테스 감독의 낙점을 받아 선발로 나선 뒤 값진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향후 체력을 더 키우고 동료들과 호흡을 쌓아나간다면 풀타임 소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PR은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과거 2012-2013시즌 1년간 뛰었던 곳으로 당시엔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했다. 박지성은 당시 공식전 25경기에 나와 어시스트 3개를 기록했는데 양민혁도 같은 그라운드에서 도움을 올렸다.
사진=QPR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