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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위기' 볼트, 부활 위해 필요한 3가지는?

기사입력 2011.08.29 11: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조영준 기자] 걸림돌 없이 탄탄대로를 달려온 우사인 볼트(25, 자메이카)의 무한 질주가 제동이 걸렸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는 볼트의 우승이 확실하게 점쳐졌다. 경쟁자인 타이슨 게이(29, 미국)와 아사파 파웰(29, 자메이카)이 이번 대회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점은 볼트의 우승을 한껏 높였다. 모든 상황은 볼트를 위해 유리하게 돌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부정출발로 인한 실격을 당하면서 육상 인생 이후 최고의 위기에 봉착했다.

실격을 당한 볼트는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남자 100m 우승자인 요한 블레이크(22, 자메이카)는 "그가 실격을 당한 일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림픽 챔피언은 볼트는 그런 실수를 저지를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볼트는 남자 100m에 출전하기 전, "전설로 남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넘어 역사에 기억될만한 선수가 되는 것이 볼트의 목표였다.

볼트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야 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초반 스타트에 약점을 지니고 있었던 볼트는 이 부분을 의식한 나머지 부정출발하고 말았다. '떠오르는 신예' 블레이크의 존재도 볼트를 자극했다.

위대한 선수라도 누구나 시련기를 거치게 된다. 2년 전에 열린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 러시아)는 노메달에 그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러한 일이 볼트에게도 닥쳐왔다.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에 출전할 예정이다. 명예회복을 할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볼트 최고의 적

'왕년의 스프린터'이자 TV방송국 해설가인 모리스 그린(미국)은 요한 블레이크를 우승자로 점치며 이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린의 전망은 적중했다. 제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누구나 이변의 희생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승승장구한 볼트의 질주는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그린은 블레이크가 우승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우승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덜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비교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볼트는 반드시 우승이 필요했다. 그리고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우승하는 모습을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싶었다.

블레이크가 우승을 하면서 올린 기록은 9초97이었다. 세계선수권 결승전 우승 기록치고는 매우 저조한 기록이다. 초반 스타트가 늦었어도 볼트의 막판 질주를 생각할 때,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기록이었다.

남자 100m에서 나타났듯이 볼트의 최대 적은 자기 자신이다. 우승과 신기록 작성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는 것이 볼트가 극복해야할 첫 번째 과제다.



100m와 비교해 초반 스타트에 부담감이 없는 200m


200m에서 볼트가 부정출발을 활 확률은 높지 않다. 100m와 비교해 초반 스타트에 대한 부담이 덜한 200m는 볼트가 명예회복을 노릴 좋은 기회다.

볼트는 순발력과 막판 스퍼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가졌다. 그러나 유일한 단점은 초반 스퍼트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에서 우승할 때, 볼트의 초반 스퍼트는 최하위에 속했다.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과 세계신기록 작성에 대한 부담감은 부정출발이란 '재난'으로 다가왔다. 이와 비교해 200m는 초반 스타트에 큰 부담이 없다. 100m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면 200m의 선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이 관건

100m에서 실격을 받은 볼트는 유니폼을 벗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트랙을 벗어난 볼트는 괴성을 지르면서 손바닥으로 벽을 쳤다.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닌 볼트는 100m의 충격을 극복할 정신적인 과제가 남아있다.

'전설'로 남은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련기'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성과를 남겼다. 이번 대회는 볼트가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동안 좌절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온 볼트는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맞이했다. 볼트는 2일, 남자 200m 예선전과 준결승에 나선다.

[사진 = 우사인 볼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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