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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원쪽이' 흔들리자, 김민+제춘모+전병두 출동…원상현 "조언 듣고, 카페도 갔어요"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5.02 19:08 / 기사수정 2024.05.02 19:08

KT 위즈 선발투수 원상현이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선발투수 원상현이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꼬마 신인을 위해 모두가 팔을 걷어붙였다.

KT 위즈 선발투수 원상현은 지난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3⅓이닝 11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고전했다.

원상현은 올해 1라운드 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루키다. 지난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5이닝 1실점, 25일 한화 이글스전서 6이닝 무실점 등으로 선전했지만 이번 KIA전에선 주춤했다.

이튿날인 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어제(1일)는 꼬마가 흔들렸다"며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패스트볼 구속이 150km/h고 공의 RPM(분당 회전 수)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아쉽다. 타점은 조금 낮은 편이긴 하다"며 "그동안 체인지업이 좋았는데 어젠 제구가 안 됐다. 체인지업이 모두 볼이 되니 던질 게 패스트볼밖에 없지 않나.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야 패스트볼로 높은 존도 공략하는데 그런 게 잘 안 됐다"고 평했다.

원상현은 "다 안 됐다. 못하더라도 5이닝까진 버텨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며 "실점도 더 줄였어야 하는데 나 때문에 경기가 넘어갔다. 스트레스받았다"고 돌아봤다.

팀 선배, 코치들이 원상현을 돌봤다. 원상현은 "(김)민이 형과 룸메이트인데 어제 갑자기 내게 조언을 해주셨다. 깜짝 놀랐다"며 운을 띄웠다. 김민은 원상현에게 "나도 네 나이일 때 너보다 더 방황하고 집중하지 못했다. 지금 너의 이런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1군에 있을 때,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 그럼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원상현은 "민이 형이 예전에 2군에 있을 때, 다른 선배들이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려고 공부하고 전력 분석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그걸 보고 '아 나 이러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고 하더라"며 "2군 경기에라도 출전하고 싶어 노력하는 선수들도 있다. 나도 더 간절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춘모 투수코치는 냉정한 조언을 택했다. 원상현은 "코치님께서 스무 살 신인이라고 봐주는 것 없다고, 프로는 경쟁이고 잘해야 살아남는다고 말씀해 주셨다. 전쟁이라는 각오로 임하라고 하셨다"며 "투수의 '투'가 던질 투(投)인데 싸울 투(鬪)라고 바꿔서 생각하고 피칭하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2일 아침엔 전병두 불펜코치에게 연락이 왔다. 원상현은 "코치님께서 같이 카페 가자고 하셨다. 여러 대화를 나눴는데 잘 챙겨주셨다"며 "투구나 마운드에서의 태도 등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게끔 많이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원상현은 인터뷰 내내 "다음 등판 때도 못하면 진짜 2군에 내려간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정신 차려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프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계속 기회를 주셨다. 잘한 날도 있었지만 기복이 심했다"며 "다음 등판이 선발로서 혹은 1군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못하면 1군에 남을 수 없다.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꼬마'라는 호칭에 관해서는 "꼬마라는 말을 듣지 않게 씩씩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원상현은 "사실 형들은 나를 '원쪽이(원상현+금쪽이)'라 부른다. 모든 행동을 할 때 내가 조금씩 튀는 것 같다"며 "같은 신인인 (육)청명이는 마음이 너그러워 다들 평범한 캐릭터라 한다. 내게는 모두 신기한 캐릭터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친 뒤 원상현은 한 번 더 "못하면 2군 갈 각오로 이 악물고 던지겠다는 말, 꼭 써달라"고 강조했다.

원상현이 성장하고 있다.

KT 위즈 선발투수 원상현이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선발투수 원상현이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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