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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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뜨거운 선수라, 기름 부을까 봐"…김도영 '고의4구' 양 팀 감독 시선은? [고척 현장]

기사입력 2024.04.25 19:10 / 기사수정 2024.04.25 19:10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를 펼친다.

지난 23일 5-2, 24일 6-4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24일 경기에선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키움이 3번 타자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4번 타자 이우성과 승부를 택한 것이었다.

키움은 2-6으로 끌려가던 9회초 구원투수 이명종으로 KIA와 맞섰다. 김호령의 볼넷과 도루로 무사 2루. 박찬호가 좌익수 뜬공, 이창진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2사 2루가 됐다. 후속 김도영의 순서가 되자 키움 벤치는 자동 고의4구를 결정했다. 2사 1, 2루서 이우성과 승부해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튿날인 25일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도영은 요즘 뜨겁다 못해 굉장한 선수 아닌가"라며 "김도영에게 (적시타를) 맞으면 상대 선수들이나 팬분들에게 기름을 붓는 격이라 생각했다. 맞더라도 이우성에게 맞는 게 그나마 여파가 약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9회말에 그래도 한 번의 찬스가 있을 수 있으니 9회초에 실점하면 안 된다고 봤다. 거기서 점수를 주면 더 쫓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의4구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올 시즌 26경기서 타율 0.330(106타수 35안타) 9홈런 22타점, 장타율 0.651를 자랑 중이다. 4월에만 홈런 9개를 터트렸다. 리그 안타 공동 5위, 홈런 공동 3위, 타점 공동 4위, 장타율 2위다. 위협적인 상대였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타를 친 뒤 1루를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타를 친 뒤 1루를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홍 감독은 6회초도 떠올렸다. 맹위를 떨치던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3실점을 떠안았다. 김태군의 좌중간 안타 및 폭투로 무사 2루 위기에 처했다. 김호령의 투수 방면 번트 안타가 나와 무사 1, 3루로 이어졌다. 이후 1사 1, 3루서 이창진의 유격수 땅볼에 3루 주자 김태군이 득점해 점수는 1-1 동점이 됐다.

계속된 2사 2루서 김도영이 큼지막한 1타점 우중간 적시 3루타를 터트렸다. KIA가 2-1로 역전했다. 김도영은 이 한 방으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홍 감독은 "사실 6회에도 (김도영의 고의4구를)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헤이수스가 5회까지 거의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기 때문에 끝까지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폭투와 번트 수비 하나가 모든 흐름을 다 바꾼 듯하다. 헤이수스가 마운드에서 조급해졌다. 김도영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기 전 (고의4구를)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싶긴 했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3번 타자가 더 잘 치면 3번을 거르고 4번과 승부하는 경우도 많다. 타자와 투수를 비교했을 때 확률적으로 어떤지도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며 "(고의4구는) 당연한 상황이었다고 본다. 가장 잘 치는 선수에게 찬스가 가지 않게끔 하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과 이범호 감독.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과 이범호 감독. 엑스포츠뉴스 DB


이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의4구의 당사자는 '나를 무서워하는구나', '두려워하는구나' 등의 마음에 기분이 좋을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타격 페이스가 좋을 때 막 치고 올라가곤 한다. 나도 그런 점을 고려하며 경기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김도영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실력뿐 아니라 멘털도 좋아졌다. 이 감독은 "한 단계 올라섰다고 본다. 어린 선수들은 수비보다 타격이 안 됐을 때 멘털이 흔들릴 수 있다. 타격이 잘 되면 수비도 알아서 잘한다"며 "(김)도영이는 타격에서 경기력이 완전히 올라왔고 스스로 자신 있다는 걸 안다. 수비에서도 한층 여유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멘털 면에서 고초를 겪는 일은 크게 없을 듯하다"고 평했다.

정규시즌 장기 레이스서 부침을 겪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하는 선수라 체력 면에서 슬럼프가 한 번은 올 것이다. 코칭스태프가 잘 조절해 줘야 한다"며 "지쳤을 때 부상이 올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관리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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