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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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김두현→2024 '박원재 매직'…또 다시 등장한 전북의 '대행 드라마'

기사입력 2024.04.15 07:49 / 기사수정 2024.04.15 07:49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기의 전북 현대를 지탱한 건 다름 아닌 감독 대행들의 힘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2024년도 감독 대행이 전북 현대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위기 탈출' 드라마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홈 경기에서 송민규의 극장 결승 골로 2-1로 승리했다. 리그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리에 성공한 전북은 1승 3무 3패(승점 6)가 되면서 10위에 올라섰다.



올 시즌 전북은 리그보다 먼저 시작한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0으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 체제에서 전북은 이번 시즌 공식전 9경기 1승 5무 3패를 기록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포함돼 있지만, 승점으로 따지면 단 8점 확보에 그친 셈이다. 

무딘 공격력과 수비 실수가 이어지면서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 그리고 리그 최하위라는 수모를 당했다. 두 시즌 전까지 울산과 우승 경쟁을 하고 지난 시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급한 불을 끄며 4위에 올랐던 저력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지난 시즌도 전북에게 위기였다.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10라운드 만에 6패를 당하며 순위가 10위까지 떨어졌다. 전북은 결단을 내리며 10라운드 강원FC전 0-1 패배 이후 김상식 감독과 결별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 전까지 대행 자리에 앉은 김두현 코치가 소방수로 전북의 급한 불을 껐다. 11라운드 FC서울 원정을 시작으로 18라운드 강원 원정까지 9경기를 맡아 6승 2무 1패를 기록, 리그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FA컵(현 코리아컵)도 5라운드에 진출해 이 시즌 전북이 FA컵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 일조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도 비슷한 흐름으로 감독 교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박원재 코치가 페트레스쿠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 체제로 2경기를 치렀다. 

박 코치 체제에서 전북은 오히려 올 시즌 리그 첫 승을 가져가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6라운드 강원전은 페트레스쿠 감독 결별 하루만에 경기를 준비해야 해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후방 선수들의 빌드업이나 중앙, 측면 선수들의 연계 과정이 매끄러웠다. 전반 중반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여러 선수들의 패스 연계가 이뤄진 뒤 슈팅까지 나오며 전북 홈 팬들로부터 아낌 없는 박수를 받기도 했다. 



송민규가 만들어낸 극장 결승골 역시 박 코치를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이야기한 강한 전방압박의 결과물 중 하나였다. 상대 실수를 유발하면서 결과적으로 리그 첫 승을 만들어냈다. 

박 코치는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고 싶었다. 공 없이 뛰는 상황이 많아서 재미도 없고 힘들어 했다. 점유율을 높이려고 이영재를 오른쪽에 배치했다. 전반에 준비한 부분이 잘 됐는데 후반에 상대가 교체를 하면서 대응을 못했다. 그렇게 준비하는 시간이 1주일 밖에 없었다. 선발 외 교체 선수들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승리는 코칭스태프가 잘 준비한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비수로 나선 박진섭은 "자신감이라는 게 사실 경기를 어떻게 임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명확하게 알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 점에서 문제점을 잘 짚어주셔서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에서 해야 하는 역할들을 명확하게 보여주려고 했던 면에서 좋은 점을 봤던 것 같다. 내가 선수단에게 이와 관련돼서 이야기한 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가 전방 압박이 좋은 팀이다 보니까 후방 빌드업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이 나와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첫 골의 주인공 이재익도 박원재 코치와 정혁 2군 코치의 선택에 따라 왼쪽 풀백으로 출장해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재익은 박원재 코치의 철학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며, "코치님께서 준비하시는 공격, 수비 전술까지 저희가 이행하려고 많이 노력하다보니까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달라진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이재익은 "저희가 어느 곳에 서야 하고 각자 개인마다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지금 그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박 코치 체제에서 전북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광주전 승리는 전북에게 지난 시즌처럼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경기로 남게 됐다. 



다만 이번엔 지난 시즌보다 약간 빠르게 감독 선임이 될 수 있다. 박 코치는 "원래 광주 전을 준비해달라고 전달 받았다가 급하게 강원전도 맡았다. 다음에 (선임 작업이) 길어지면 서울전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달 받았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최대한 빨리 (감독 선임을) 구단에 요청을 했다. 구단 입장에선 감독 선임이 한 번 잘 해야 팀이 잘 올라설 수 있다 보니 1년 사이 두 번의 교체를 겪으면서 많이 고심하고 계시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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