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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세계선수권 다이빙 3m 동메달 쾌거!…5년 만에 입상 [도하 현장]

기사입력 2024.02.10 08:35 / 기사수정 2024.02.10 08:54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자신의 동메달 획득을 확인하고는 놀라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자신의 동메달 획득을 확인하고는 놀라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한국 다이빙이 카타르 도하에서 설날에 큰 낭보를 전했다. 여자 간판 김수지(26·울산광역시청)가 생애 두 번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따내며 태극기를 올리는 쾌거를 일궈냈다.

김수지는 1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311.25점을 기록, 창 야니(354.75점), 천 이원(336.60점) 등 세계 최강 두 중국 선수들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김수지는 예선에서 15위에 그쳤으나 준결승에서 순위를 공동 3위로 확 끌어올리더니 결승에서도 5차례 연기를 모두 큰 실수 없이 마치며 시상대 위에 우뚝 섰다.

김수지는 지난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 깜짝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다이빙에 세계수영선수권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다만 1m 스프링보드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는데 이번엔 올림픽 정식 종목인 3m 스프링보드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광주 세계선수권이 안방에서 열린 대회였기 때문에 한국 다이빙 최초의 원정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타이틀까지 거머쥔 김수지는 아울러 경영 종목까지 합쳐 한국 수영사에서 박태환(금2 동1), 황선우(은1 동1)에 이은 3번째 세계선수권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수지는 이날 연기를 마치고 동메달이 확정된 뒤 울음을 터트리더니 이내 환하게 웃으며 입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식 직후엔 태극기를 두르며 세리머니도 했다. 이날 관중석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앉아 응원했는데 보란듯이 성원에 보답하는 값진 메달을 획득했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이날 그의 결승전은 완벽에 가까웠다. 결승은 총 5번의 연기를 펼쳐 합산 점수로 등수를 가린다. 김수지는 1차 시기에서 63.00점을 받아 사라 베이컨(미국)와 공동 3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2차 시기에선 '다리를 편 채 두 팔로 다리를 잡는 파이크 자세로 세 바퀴 반을 도는' 난도 3.1의 '107B' 연기를 펼친 끝에 69.75점의 고득점을 얻으면서 단독 3위로 올라서고 메달 신호를 밝히기 시작했다.

김수지의 비상은 3차 시기에서도 계속됐다. '수영장을 등지고 뒤로 뛰어들어 두 바퀴 반을 도는 연기(205B)' 펼쳐 60.00점을 획득한 것이다. 김수지는 원래 이 연기를 난도 2.8로 줄곧 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선 3.0으로 높여 승부수를 걸었다. 무난하게 해내면서 메달에 한층 더 다가섰다.

4라운드에선 약간 주춤했으나 점수가 폭락하는 참사는 막고 3위를 지켜냈다. 김수지는 자신의 장기 중 하나인 '앞을 보고 뛰어들어 무릎을 편 채 다리 뒤로 양손을 잡는 파이크 자세로 2바퀴 반을 회전하는' 난도 3.0의 '305B' 연기를 했다. 입수가 다소 불안정해 55.50점에 그치고 호주의 매디슨 키니에 6.50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5차 시기에서 둘의 운명이 갈렸다. 김수지가 웃었다. 우선 먼저 물에 뛰어든 키니가 난도를 3.4로 높이며 어려운 자세를 통해 역전극을 노렸으나 61.20점을 기록, 고득점 획득에 실패했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반면 김수지는 '전진해 2바퀴 반을 돈 뒤 파이크 위치에서 1바퀴를 비트는' 난도 3.0의 트위스트 '5152B' 동작을 깔끔하게 해내면서 63.00을 얻고 키니를 눌렀다.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키니는 김수지보다 8.30점 뒤진 302.95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베이컨이 302.65점으로 5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의 에노모토 하루카는 265.20점으로 11위에 그쳤다. 10m  플랫폼이 강한 북한 여자 다이빙은 이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날 김수지의 메달은 부상을 이겨낸 투혼의 메달이기도 하다. 세계선수권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던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부상 잦은 게 다이빙 선수들의 숙명이지만 중요한 대회를 3달 앞두고 당한 것이어서 주변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수지는 준결승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려 승승장구하더니 결승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1~5차 시기를 펼치며 다이빙 세계 최강 중국의 두 선수 다음으로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다.

김수지는 어린 나이에 한국 여자 다이빙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천재 소녀였다. 1998년생으로 울산 천상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출전권을 획득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런던 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3위를 차지해 동메달을 목에 건 뒤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3위를 차지해 동메달을 목에 건 뒤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진 2016년 리우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으나 한국에서 처음 열린 5년 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거머쥐면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자신감을 찾았다. 3년 전 도쿄 대회를 통해 올림픽 무대에 복귀, 종목을 바꿔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7위를 차지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다만 준결승에서 15위를 기록하면서 결승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3m 스프링보드 준결승 공동 3위에 올라 자신의 1차 목표였던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뒤 내친 김에 결승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수지는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연달아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시고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동메달 획득으로 한을 풀고 세계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김수지는 이날 동메달을 통해 자신의 마지막 꿈이라 할 수 있는 올림픽 메달에도 당당히 도전할 수 있는 후보임을 알렸다. 그간 입수가 들쭉날쭉해 이를 보완하는 게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과제로 여겨졌는데 이번 대회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상당히 해결한 듯한 기량을 펼쳐보였다. 다이빙의 경우, 올림픽 쿼터가 선수가 아닌 해당 올림픽위원회(NOC)에 주어지지만 대한수영연맹은 김수지에게 3m 스프링보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주기로 확보한 상태다.

김수지(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두 중국 선수와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지(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두 중국 선수와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지의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10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종목에 남자 선수 이재경과 함께 출전하기 때문이다. 비록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김수지-이재경 조는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중국과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4위를 차지, 메달을 아깝게 놓칠 만큼 수준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

김수지의 좋은 컨디션, 이재경과의 좋은 호흡 등이 어우러진다면 이번 대회 멀티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

시상식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수지는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메달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메달을 목에 걸고 나타난 그는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뭔가 쉬웠던 것 같다"며 일이 잘 풀렸음을 알린 뒤 "이번 대회 목표가 결승 진출(올림픽 티켓 확보)이었다. 준결승에서 좋은 점수가 나와 메달을 기대하긴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라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사실 5차 시기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내 연기 마친 뒤 계속 점수판을 보고 있었는데 순위가 뜨자마자 확신했다"며 메달 획득 순간을 표현했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김수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김수지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연합뉴스


한국 수영은 도하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속속 올리고 있다. 이리영-허윤서 조가 아티스틱스위밍 여자 듀엣 테크니컬, 프리에서 연달아 결승에 올라 나란히 10위를 차지한 것이다. 듀엣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이어 김수지가 다이빙에서 메달을 따내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김수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황선우),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황선우)에 이어 세계선수권 4개 대회 연속 메달에 성공했다. 

한국 수영은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경영 종목에서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등이 나서 메달을 노린다. 황선우의 경우는 주종목인 남자 200m에서 금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자 계영 800m에선 수영 첫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에도 도전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 종목에선 한국이 은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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