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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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넨카킥 시도→어이 없는 실축→'내가 만만해?' GK 격분→키커에 공 집어던져

기사입력 2024.01.08 08:30 / 기사수정 2024.01.08 08:3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상대를 너무 얕보다 오히려 공으로 얻어맞고 말았다. 프랑스 3부리그 선수 앙투안 밀리의 이야기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3부리그 샹피오나 나시오날의 샤토루 소속 공격수 밀리가 쿠프 데 프랑스 64강전 경기서 최악의 파넨카 킥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파넨카 킥이란 과거 체코의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안토닌 파넨카의 이름에서 유래한 페널티킥 기술이다.

파넨카는 1976년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체코슬로바키아 대표팀 소속으로 서독과의 결승전 경기를 치렀다. 체코가 4-3으로 앞서던 상황, 다섯번째 키커로 등장한 파넨카는 상대 골키퍼가 미리 움직인다는 점을 역이용해 진짜 페널티 킥을 차는 것처럼 빠르게 달려온 다음 발로 공을 툭 찍어 느리게 중앙으로 밀어넣는 기술을 선보였다. 그는 멋지게 성공해 체코슬로바키아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밀리는 이번 경기에서 같은 3부리그 레헤비에르를 상대로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을 터트리고 가장 많은 경합에서 승리하는 등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문제는 2-2 동점을 이룬 상황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했을 때 생겼다. 샤토루가 승부차기를 3-2로 리드하던 상황, 밀리가 4번째 키커로 나섰다. 레헤비에르가 선축이었기 때문에 밀리가 골을 넣는다면 잔여 키커 결과와 상관없이 샤토루의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밀리는 다음날 지역 신문에 이름을 내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승부차기에서 사실상 금기시되는 기술인 파넨카 킥을 시도하고 말았다. 




결과는 뻔했다. 골키퍼는 심지어 다이빙할 필요도,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형편없는 파넨카 킥으로 공은 그저 무릎 높이까지만 떠올랐다가 데굴데굴 굴러 레헤비에르의 골키퍼 테오 에멜린의 품에 쉽게 안겼다. 

에멜린은 허리를 숙여 느리게 다가오는 이 공을 잡은 뒤 절망에 빠진 밀리의 머리를 향해 공을 힘껏 던졌다. 장난하느냐는 의미였다. 곧바로 심판이 개입해 에멜린을 말렸고 밀리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천천히 자신의 팀으로 복귀했다.

파넨카 킥은 담대하기로 소문난 선수들도 절대 시도하지 않는 슛이다. 만약 상대가 몸을 먼저 던지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눈으로 좇으며 선방하는 골키퍼라면 파넨카 킥과 같이 느리고 천천히 날아오는 공은 막기가 너무나도 쉽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막는 골키퍼 입장에서도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승부차기가 보통 컵 대회에서 열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파넨카와 같이 대담한 슛을 시도하는 것은 골키퍼를 얕봤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승부의 여신은 다소 오만했던 밀리의 손을 들어줬다. 각 팀의 다섯번째 키커로 나선 선수들이 모두 성공하며 도합 4-3으로 샤토루가 승리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에멜린의 입장에서는 분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사진=샤토루 공식 홈페이지, 폭스 스포츠, 데일리 메일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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