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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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PV에 '갈등 조장 이미지 논란' 곤혹... 게임업계, 발빠른 대응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11.28 16:29 / 기사수정 2023.11.28 16:29


(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공식 PV(프로모션 비디오) 영상에 남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이미지를 끼워 넣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게임업계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발주를 의뢰한 제작사에서 큰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만큼, 게임사들은 즉각적인 대응으로 진화에 나섰다.

반면 여성단체 등에서는 이번 논란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게임업계가 '페미니즘'에 대한 사상검열을 통해 부당한 '남혐 몰이'를 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28일 오전 넥슨 사옥 앞에선 최근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PV에서 시작됐다. 지난 25일 업로드된 영상에서 유저들은 여초 커뮤니티에서 쓰이던 남성 혐오 손가락 모양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손가락은 '집게 손' 모양으로,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후 영상을 제작한 스튜디오 뿌리의 애니메이터가 SNS를 통해 지난해 남성 혐오 게시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불 붙은 논란에 기름이 부어졌다. 이에 유저들은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여러 PV 영상을 분석했고, 다양한 게임들에 남혐 이미지가 포착됐다는 소식을 공유했다.

스튜디오 뿌리는 게임 PV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으며, 이에 게임사들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처지가 됐다. 스튜디오 뿌리는 지난 2017년부터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PV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발생한 넥슨, 스마일게이트, 님블뉴런, 네오위즈, 스튜디오비사이드 측은 즉시 "PV 속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빠른 대응에 나섰다.


특히 처음 논란이 발생했던 '메이플스토리' 측에서는 김창섭 디렉터가 26일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강경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창섭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타인을 향한 그 어떤 형태의 혐오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며 "그러한 문화가 우리 곁에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스튜디오 뿌리를 포함 각종 외주사에는 사실관계 조사 이후, 결과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예정이고, 검토에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자 여성단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페미니즘 사상검열'이라며 반발했다. 부당한 '남혐 몰이'로 인한 마녀사낭이라며 28일 오전에는 한국여성민우회를 포함한 여러 단체들이 경기 판교 넥슨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식 영상에 갈등의 요소가 큰 이미지를 추가해 피해를 입혔다는 기업 간 '계약 부당 이행' 논란이 게임업계의 '사상검열'까지 번진 상황에서 논란의 중심인 스튜디오 뿌리는 지난 27일 2차 사과문을 공개해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장선영 대표는 사과문에서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표현을 막지못했다. 이후 대처에서도 '의도가 아니'라는 안일한 태도로 다시 한번 실망을 드렸다"며 '혐오 표현' 이미지가 특정인의 의도에 의해 들어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사상검열을 위해 과도하게 남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이미지를 색출하고 있다는 주장과 다르게 스튜디오 뿌리가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히면서 다시 젠더 이슈는 사그러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스튜디오 뿌리는 2차 사과문을 삭제한 상태이며, 새로운 공식 입장은 더이상 발표하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스튜디오 뿌리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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