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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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넘게 중단된 경기…KBO가 "페어 선언 해도 2루 못갔다"고 판단한 이유는?

기사입력 2023.09.21 23:18 / 기사수정 2023.09.21 23:18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판정 하나 때문에 경기가 20분 넘게 중단됐다.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는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팀간 마지막 맞대결을 진행 중이었다.

경기 중반까지는 LG의 분위기였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1회초에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SSG 선발 송영진으로부터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후 양 팀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LG가 8회초까지 2-0 리드를 잡고 있었다. 여기에 3회초부터 올라온 SSG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호투를 펼치며 양 팀이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고, 빠르게 경기가 진행됐다.

그러던 중 모두가 혼란에 빠진 건 8회말 1사 만루였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최정-한유섬까지 세 타자 연속 출루에 성공한 SSG는 박성한에게 기대를 걸었다. 볼카운트 2-1에서 박성한이 LG 백승현의 4구째 직구를 잡아당겼고, 타구는 오른쪽으로 향했다.

이때 타구가 1루심 우효동 심판위원의 몸에 맞았고, 곧바로 우 심판위원은 양 팔을 들어올려 파울 동작을 취했다. 그러나 4심이 모여 한동안 의논한 뒤 "LG의 요청으로 페어 및 파울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상황을 정리하면, 심판진은 4심 합의 끝에 페어를 선언한 뒤 곧바로 LG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원했던 것이다.



KBO리그 규정상 비디오 판독 시간은 최대 3분이지만, 해당 판독의 경우 5분 넘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심판진은 계속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판독센터의 결정을 기다렸다. 박성한의 타구가 1루수 김민성의 미트에 스쳤는지가 관건이었다. 현장에 있던 선수들과 팬들은 중계화면으로, 또 전광판으로 리플레이 화면만 계속 지켜봐야 했다.

11분의 기다림 끝에 결과가 나왔다. 판독센터는 원심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를 잡은 심판진은 "주자 대치에 대한 상황이기 때문에 3분이라는 시간은 상관없다. (파울 및 페어 여부는) 페어고, 타구가 심판에 맞았기 때문에 인플레이다"라며 "1루주자 한유섬 선수가 뛰지 않고 베이스에 있었기 때문에 한유섬은 아웃되고 3루주자는 홈인이다. 2사 1·3루에서 경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3루주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득점은 인정됐다.

그러자 더그아웃에 있던 김원형 SSG 감독이 뛰쳐나와 강하게 어필했다. 이미 1루심이 팔을 벌리면서 파울을 선언했기 때문에 뛰지 않았다는 게 한유섬과 김 감독의 입장이었다. 1루주자 한유섬은 1루심만 바라보고 있다가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심판진이 상황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 발표 이후 10분간 김 감독과 조원우 수석코치가 항의를 이어갔고, 판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김 감독은 좀처럼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로 퇴장 조치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SSG 구단을 통해서 "타구가 1루수 미트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에 페어를 선언했고,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이었다"라며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공이 심판을 맞고 플레이가 멈췄으나 설사 심판이 페어를 선언해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아웃 처리를 한 것이다"고 전했다.

결국 한유섬이 2루로 뛰었어야 한다는 게 KBO의 입장이지만, 심판이 페어를 선언해도 한유섬이 2루에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KBO 측의 설명은 완전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또한 공식 기록은 1루수 태그아웃이었으나 당시 1루심의 콜 이후 야수들은 수비하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됐고, 오후 9시 1분 비디오 판독으로 멈췄던 경기는 22분이 지난 오후 9시 23분 재개됐다. 그 사이 마운드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던 LG 투수 백승현은 오태곤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백승현이 9회말에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면서 경기는 그대로 LG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수들도, 심판진도 헷갈릴 수 있는 상황이 나오기 마련이다. 다만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판정을 위한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 비디오 판독이 5분 가까이 진행될 정도로 판독센터도 판정에 신중을 기했지만,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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