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분위기 찢은 뷰캐넌 "상 욕심 없어, 재미가 중요했다" [올스타전]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별들의 잔치에서 특유의 끼와 재치를 뽐내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개인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즐거운 추억을 쌓은 것만으로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뷰캐넌은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소속으로 출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뷰캐넌은 이날 경기 시작부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드림 올스타의 1회초 공격 때 더그아웃에 있는 대신 3루 작전주루 코치로 그라운드에 섰다. 

드림 올스타 소속 선수들의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질 때는 응원 동작을 따라 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닝 종료 후 공수교대 때는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댄스 배틀을 벌이며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뷰캐넌의 '신 스틸러' 기질은 계속됐다. 5회말 종료 후 대한민국 해군 의장대의 공연이 진행될 때 영화 '탑건'을 연상케 하는 밀리터리 룩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드림 올스타의 8회말 수비 때는 투수가 아닌 우익수로 투입됐다. 나눔 올스타 LG 오지환의 뜬공 타구를 워닝 트랙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잡아내 팬들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9회초 드림 올스타의 마지막 공격에서 나왔다. 나눔 올스타는 8-2로 앞선 2사 3루 상황에서 김민석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고 투수 고우석과 타자 뷰캐넌의 대결을 성사시켰다.

뷰캐넌은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고우석의 5구째를 받아쳐 파울 타구를 만들더니 6구째를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뷰캐넌 한 사람의 플레이로 사직야구장을 찾은 2만 3천여 만원 관중은 물론 양 팀 선수들까지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올스타전 MVP는 만루 홈런 포함 5타점을 쓸어 담은 채은성(한화)이, 퍼포먼스상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의 댄스를 선보인 김민석(롯데)에 돌아갔지만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건 뷰캐넌이었다.



올스타전 종료 후 Mr.올스타 발표를 앞둔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시상식이 진행되는 그라운드 본부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찢어놨다. 

뷰캐넌은 "MVP는 무조건 채은성이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늘 최대한 이 분위기를 즐기려고 노력했다"며 "춤도 추고 좋은 수비도 하고 아주 멋있는 안타도 쳤다. 즐겁게 뛰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상을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렇게 욕심을 가지고 참석한 게 아니다. 팬들과 소통하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는 데 초점을 뒀다"며 "안타 공과 좋은 추억을 선물로 가지고 간다"라고 강조했다.

고우석에게 친 안타에 대해서도 "고우석이 100% 실력을 발휘한 게 아니기 때문에 운 좋게 쳤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사진=부산,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