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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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역전→환호→침묵→실격…1등하고 주저 앉은 린샤오쥔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기사입력 2023.03.12 07:00



(엑스포츠뉴스 목동, 권동환 기자) 한국에서 중국으로 국적을 바꿔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결승전에서 1등으로 들어와 환호를 하다가 실격 처리로 주저 앉아 눈길을 끌었다.

린샤오쥔은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다.

그는 대회 전부터 남자 500m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됐다. 린샤오쥔은 지난 10일에 열렸던 1차 예선에서 대한민국 에이스 박지원을 꺾고 조 1위로 통과하는 등 준결승까지 4차례 500m 레이스에서 쾌속 질주했다.

린샤오쥔은 111.12m 링크를 4바퀴 반 도는 500m 결승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고 마지막 바퀴에서 힘을 내 결승선에 들어올 땐 바깥쪽으로 뛰쳐나와 스케이트날을 힘껏 내밀었다.

결국 피오트로 시겔(이탈리아)과 거의 같은 시간에 들어와 비디오 판독으로 순위를 가리게 됐다.



경기장에 찾은 3000여 관중이 누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하는 가운데 금메달은 시겔의 몫이 됐다. 그런데 린샤오쥔은 은메달도 아닌 실격으로 처리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처음엔 린샤오쥔이 결승선을 앞두고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의 진로를 팔로 방해해서 실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정확한 실격 사유는 다름 아닌 '장비 미착용'이었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이날 "린샤오쥔은 경기 때마다 항상 발목에 착용해야 하는 일명 '트랜스폰더'라고 불리는 기록 측정 장치 없이 결승전에 참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랜스폰더'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기록 측정을 위해 쇼트트랙 선수들이 다리에 착용하는 장비로 무선 신호를 수신해 보다 정확한 랩타임(구간 기록) 측정을 도와준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이어 "당초 기록으로는 린샤오쥔이 가장 먼저 들어온 게 맞다"며 장비 미착용으로 인한 실격만 아니었다면 린샤오쥔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음을 알렸다.

다잡은 금메달을 어이 없이 놓친 것이다.

ISU 공식 홈페이지에도 남자 500m 결승 랩타임은 트랜스폰더를 착용하지 않은 린샤오쥔 기록 없이 다른 4명의 기록만 적혀 있다.

이날 일정이 끝난 뒤 린샤오진은 취재진으로부터 장비 미착용 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1500m에서 우승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줬던 린샤오쥔은 지난 2019년 대표팀 훈련 중 장난으로 동성 선수의 바지를 내렸다가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다.

그는 3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받은 1년 자격정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됐고, 그 기간 중 중국으로 건너가 귀화했다.

오성홍기를 달고 한국에서 세계 챔피언 등극을 노렸으나 주 종목 500m에서 실격 수모를 당했다.

린샤오쥔은 12일 1000m를 통해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목동 아이스링크, 고아라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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