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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던지고 걷어내고...그만큼 성남은 간절했다

기사입력 2022.05.22 07:00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성남FC 선수들은 경기가 종료되자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처절한 수비로 만든 값진 승점 3점의 대가였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성남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에서 서울이 0-1로 패했다. 서울은 5위 포항을 추격하지 못했고 승점 3점을 추가한 성남은 11위 수원FC를 승점 3점 차로 추격했다. 

성남은 이날 전반 22분 구본철이 결승골을 넣었다. 3분 뒤, 권완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10명이 서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 7경기 만에 승리에 성공했다.

이날 성남은 5-3-2 전형으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노렸다. 뮬리치와 팔라시오스가 모두 빠진 가운데 공격진에 이종호, 강재우가 섰고 그 아래에 구본철이 받치는 형태로 역습을 노렸다. 전반 22분 구본철의 골이 터지면서 리드를 가져왔고 성남은 잘 지키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성남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3분 만에 맞이했다. 25분 권완규가 이태석에게 거친 태클을 하며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것이다. 지난 경기들을 돌아볼 때 수비 안정화가 부족했던 성남은? 수적 열세 속에서 남은 65분을 버텨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김남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전반 28분 공격수로 나섰던 강재우를 빼고 중앙 수비수 강의빈을 투입해 수비 숫자를 맞추고 공격 숫자를 줄였다. 최전방엔 이종호가 홀로 남았다. 

그런데 성남은 수비 시에 이종호마저 2선으로 내려와 버리는 극단적인 두 줄 수비를 선보였다. 5-4-0 전형으로 대형을 갖춘 성남은 구본철의 득점 이후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종호는 전반 40분부터 코너플래그에서 볼 지키기 작전을 하기도 했다. 

5-4-0 전형은 전 세계 어느 나라 축구를 보더라도 정말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지난 4월 잉글랜드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21/22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당시 아틀레티코가 10명의 선수를 모두 두 줄 수비로 세우는 5-5-0 전형을 세워 많은 축구 전문가와 팬들로부터 비판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성남은 한 골을 먼저 넣고 한 명이 퇴장당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버텨야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구본철도 "전반에 변수가 있었고 (우리가) 후반 막판에 극장골을 먹었던 경기가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과 후회 없이 하자고 말했고 숫자가 부족하지만 서로 한 발 더 뛰어주자고 했다. 완규 형이 퇴장을 당하려고 당한 게 아니기 때문에 완규 형을 위해서 뛰었다"라고 밝히는 등 버티기에 중점을 뒀다. 

후반에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흔히 불리는 '영혼의 텐 백'이란 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펼쳐졌다. 선수들은 철저하게 조직을 유지했고 계속해서 투입되는 서울의 침투 패스를 차단하는 데 몰두했다. 1-0 스코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고 성남 선수들은 한 명 적은 상황 속에서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자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처절했던 사투를 끝냈다. 

이는 수치로 모두 드러났다. 서울이 이날 총 682개의 패스를 시도하는 동안 성남은 단 94개에 그쳤다. 서울의 키패스는 무려 14개가 나오는 동안 성남은 단 2개였다. 서울은 슈팅을 무려 19개 시도했고 유효슈팅은 5개나 기록했다. 성남은 슈팅 블락 7개를 포함해 총 28개의 블락을 했다. 클리어링은 무려 57개나 기록했다. 

김남일 감독은 "지난 경기를 되돌아보면 굉장히 아쉬웠다. 그 경기에서 조직적으로 마지막까지 버티는 힘이 미흡했던 경기지만, 오늘 경기는 선제 득점을 하고 퇴장당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그것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이 진짜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오늘 승리는 간절함의 승리"라고 고마워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중계화면 캡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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