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2-09-2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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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렛미플라이' 50년 전 그 선택에 후회 없는 이유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2.04.27 06:00 / 기사수정 2022.05.24 14:1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창작 뮤지컬 ‘렛미플라이’

1969년의 평범한 주인공 남원이 꿈은 물론 정분과의 사랑에 한 발짝 다가가려는 순간 2020년에서 눈을 뜨며 시작되는 좌충우돌 미래탐사기를 그린다. 2020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였고 3월 22일 개막해 초연 중이다.

언제= 6월 12일까지.

누구= 오의식, 김도빈, 이형훈, 김지현, 방진의, 백은혜, 안지환, 신재범, 나하나, 홍지희, 신혜원

어디=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1관

러닝타임= 120분

요약= 1969년 어느 날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년 남원(안지환, 신재범 분)은 나사 정분(나하나, 홍지희, 신혜원)과 라디오를 통해 아폴로 11호 발사 소식을 듣고 있다. 떨어진 줄만 알았던 국제복장학원의 입학통지서를 받은 남원은 나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정분과 서울에 같이 갈 생각에 행복해한다. 

정분과 다음 날 아침 기차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한 남원은 갑자기 커지는 달을 보며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눈을 떠보니 2020년 미래이고 할머니 선희(김지현, 방진의, 백은혜)가 자기를 영감이라고 불러 황당해하는데...

관전 포인트=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삼았지만 시간 여행물은 아니다.

청년 남원이 거울 속 노인 남원(오의식, 김도빈, 이형훈)을 보며 “마치 그가 나인 것처럼”이라며 의아해한다거나 정분이만 언급하는 남원에게 칠순 잔치 동영상을 보여주는 선희의 말과 행동을 통해 관객은 남원이 치매에 걸린 사실을 일찍 알아차릴 수 있다.

반전이 쉽게 예상돼 김이 빠질 수 있다. 관객이 이미 눈치를 챘기 때문에 남원이 시간여행의 진실을 깨닫는 장면이 드라마틱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뻔할 수 있는데 이 극에서 중요한 건 반전 그 자체가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전하고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다시 상기하게 하는 작품이다.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이 출연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살짝 떠오르기도.)

치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까지 잃게 하는 슬프고 비극적인 병이다. ‘렛미플라이’에서는 치매를 시간여행의 도구로 삼으면서 억지로 눈물을 짜내거나 무겁게 그리지 않고 평범한 일상으로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2020년의 남원은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좁은 공간에서 수선쟁이를 하는 할아버지가 됐다. 달에 가고 싶어 하던 정분은 나사에 취직하지 못하고 시니컬한 할머니가 되어 있다. 

(정분은 “네가 생각하는 걸 믿어. 불가능은 없어!”라고 말하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여자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 물건들을 창고에 처박아놓고 “시간여행은 불가능해. 환상 속의 정분이는 좀 치워”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야속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한다. 젊은 시절의 기억만 떠올리는 남원을 보며 순수했던 그때를 다시 떠올리는 정분의 모습이 여운을 남긴다.)

누구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가끔은 과거의 선택에 후회와 아쉬움을 느낀다. 정분과 남원은 과거의 선택에 미련이 남아 있을지언정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온 삶에 후회는 전혀 없을 것 같다. (실제 달에 가지는 못했지만 너와 함께 있는 그 곳이 우주!)

‘렛 미 플라이’, ‘세상은 변해가’, ‘너는 누구야’, ‘선희야’, ‘정분아’, ‘좁고 좁은 방’, ‘미래 탐사’, ‘패션의 리더’, ‘컵케이크’, ‘내 눈에 담긴 모습’, ‘날개옷’, ‘놓치면 끝이야’, ‘돌멩이’ 등 다채로운 넘버들이 재미와 감동을 배가한다.

엔딩 요정이자 패션 리더인 남원. 스웨그넘치는 수퍼 힙한 정분.

손을 잡고 다정하게 산책하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은 뮤지컬.(기억을 잃었어도 19살 때처럼 정분의 찢어진 옷을 수선해주는 남원의 모습이 애틋하다.) 

배우들의 조합이 좋다. 김지현과 이형훈은 노인 연기를 능청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게 소화한다. 사랑스러운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이는 나하나와 일과 사랑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푼 청년 남원을 연기한 안지환의 호흡도 돋보인다.

한 줄 감상= 그래서 남원과 선희는 남은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사진= 렛미플라이(프로스랩)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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