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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예정대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면?

기사입력 2011.03.21 07:53 / 기사수정 2011.04.07 00: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다시 경쟁대회인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올림픽 때와 같은 컨디션이 올라올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어요. 하지만, 착실하게 준비를 해오면서 컨디션이 올림픽 때만큼 올라왔고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새 프로그램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아요"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1년 만에 복귀할 예정이었던 '2011 도쿄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는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과 원자력 유출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20일 김연아는 일본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대회 개최가 불명확해지면서 국내에 입국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3월에 열린 '2010 토리노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이후 1년 만에 경쟁대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1년이라는 경쟁대회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연아가 들고 나오는 점프를 비롯한 기술구성요소와 PCS(프로그램구성요소점수)에 받는 점수를 생각할 때, 아직까지 이러한 난이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오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큰 실수 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친다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김연아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몸 상태와 대회를 앞두고 준비한 과정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김연아는 "컨디션이 올림픽 때만큼 최상의 상태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최고의 기량을 갖췄지만 항상 말을 아끼는 스케이터였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말을 하면서도 섣불리 우승과 최고 점수에 대한 확신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누구보다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대회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리고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초미의 관심을 모은 '지젤' 5월 아이스쇼에서 공개한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인 '지젤'은 지난해 11월 중순에 완성된 작품이다. 지금까지 김연아의 안무를 담당해온 데이비드 윌슨의 작품인 지젤은 김연아의 발레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데이비드 윌슨은 이 작품을 "매우 강렬하고 프로그램 자체에 풍부한 감정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일관적으로 강렬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예정대로라만 이 작품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초연됐어야 했다. 1년 만에 복귀한 김연아의 첫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5월 아이스쇼로 연기됐다.

김연아는 "한 프로그램을 연기하고 기술을 구사하려면 링크의 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5월에 아이스쇼가 열리는 잠실실내체육관은 링크 규격이 작다. 그래서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선보이기는 힘들 것 같고 이 링크에서 맞춰서 할 수 있는 기술을 구사할 것 같다"고 밝혔다. 비거리가 넓은 점프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길고 빠른 활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링크 규격이 작으면 이러한 활주를 펼칠 수 없게 된다.

김연아는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해왔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 점프를 구사할 가능성이 컸지만 5월 아이스쇼에서는 경쟁대회와는 다른 기술을 구사할 것으로 밝혔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선수들 컨디션 한층 좋아져

지난 2010-2011 시즌은 김연아가 없는 무대였다. 올림픽이 끝난 다음해는 세계적인 강자들이 프로로 전향하거나 일시적인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링크를 떠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올림픽을 마치고난 다음 시즌의 흥미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김연아가 없는 무대에서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은 '스핀의 달인' 알리사 시즈니(23, 미국)가 차지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극복한 시즈니는 전미선수권 우승도 차지하면서 23세의 나이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도 미키(24, 일본)는 2007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가장 안정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랑프리시리즈에서 2번 우승을 차지한 안도는 전일본선수권대회와 4대륙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하지만,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들어간 3+3 콤비네이션 점프와 고난도의 기술과 어우러지는 안무는 실종돼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의 귀환은 한 차원 다른 여자 싱글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스케이터로서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달성한 김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였다. 이 점에 대해 김연아는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에게 이번 시즌은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이러한 점에 대해 힘겨움을 느꼈다. 심리적인 면이 경기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를 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컨디션을 되찾은 것 같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대부분 최고의 컨디션을 가지고 임했을 것 같다"고 이번 시즌을 지켜본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김연아가 준비한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올림픽을 준비할 때와 비슷했다. 그 때와 비교해 절대 떨어지지 않았고 최상의 상태로 연습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후회 없이 준비했지만 기회는 다음으로 연기됐다. 김연아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아직 ISU가 어떤 결정도 내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도 김연아였다. 국내에 입국한 김연아는 태릉선수촌 아이스링크에서 꾸준하게 훈련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연아가 구사하는 기술 구성과 컴포넌트 점수, 그리고 최상의 상태였던 컨디션을 봤을 때 '여왕의 귀환'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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