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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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김원훈·조진세, '개콘' 폐지 아픔 딛고 날아오른 '숏박스'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2.02.26 08:03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80만 구독자를 거느린 성공한 유튜버가 됐지만, 불과 4개월 전까지도 설 무대를 잃은 개그맨이었다. 

'숏박스' 김원훈과 조진세는 KBS 공채 개그맨으로, KBS 2TV '개그콘서트'를 주 무대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개그콘서트'는 이들이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조한 시청률로 몸살을 앓았고, 개편을 거듭하다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개그콘서트' 폐지 전인 2019년부터 김원훈과 조진세는 유튜브 채널 '우낌표'를 운영하며 여러 플랫폼으로 개그를 선보이려 했다. '개그콘서트'가 종영한 후에도 '우낌표' 채널은 꾸준히 운영했다. 그러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원훈과 조진세는 자연스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돈이 진짜 없었어요. 나이가 이제 좀 찼고, 서른 살이 넘어가고 사회적으로 위치와 자리를 잡아야 할 나이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허송세월을 보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작년이 제일 힘들었죠. 뭔가를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시기였어요." (김원훈)

"하고 싶은 걸 했는데 잘 안 됐잖아요. '왜 조회수가 안 나올까', '본 사람은 재밌다는데 왜 봐주는 사람은 많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노력한 만큼의 값어치가 안 나왔던 거예요." (조진세)



'개그콘서트' 시절부터 '콤비'로 활약해왔던 두 사람. 힘든 시간 동안에도 늘 함께하며 의지를 다졌다. 김원훈은 "제 제존감이 떨어져 있는데,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진세랑 같이 있으니까 오히려 괜찮더라"고 농담해 웃음을 안겼다.

"개그가 좋아서 시작을 했고, 개그맨 직업에도 프로의식을 가져야 하잖아요. 주변 친구들이 직장에 자리 있다고 오라고, 돈 많이 챙겨준다고 하는데 자존감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을 잘 안 만났어요. 모임 같은데 가면 자존감이 떨어지니까요. 진세랑 있을 땐 괜찮았어요. 같이 자존감이 떨어져 있으니까." (김원훈)

"서로 의지를 많이 했어요. 하루는 제가 더 자존감이 떨어져 있고, 그 다음날은 선배 자존감이 더 떨어져 있고 그랬어요. 회의도 우울하게 하고. 3년 동안 '우낌표'를 했는데 안 되다 보니까, 더 길어지다보면 나이를 먹게 되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다 보니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단기간에 열정 불태워서 '숏박스'를 해보자고 한 거죠." (조진세)



그렇게 시작한 '숏박스'가 대성공을 거뒀지만, 여전히 공개 코미디에 대한 목마름은 있다. 공개 코미디에 대한 열정이 특히 더 강했던 김원훈은 KBS 2TV '개승자'에 신인팀으로 출연하기도. 두 달 동안 쉬는 날 없이 '숏박스', '개승자' 등의 스케줄을 병행했다. 

"'개승자'를 하다 보니 시간 조율이 너무 힘들었어요. 쉬는 시간 없이 시간 나면 '개승자' 회의, 또 시간 나면 진세랑 '숏박스' 회의를 했어요. 그래도 갈증이 조금은 없어진 것 같아요. 후회는 안 해요. 공개 코미디는 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김원훈)

"공개 코미디의 매력은 한 번 느껴보면 못 잊어요. 그 맛을 못 잊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는 웃음소리가 'ㅋㅋㅋ'로 대신 되는데, 현장에서 터지는 그 느낌은 느껴본 분이라면 언제든 갈망이 될 거예요." (조진세)

당장 설 공개 코미디 무대는 없어졌지만, '숏박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본인들만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두 사람은 댓글을 하나하나 다 읽으며 팬들의 반응에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김원훈은 "억울한 조한선, 복싱 12라운드 뛰고 온 손호준 닮았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전 남자친구 닮아서 꼴보기 싫어요'라는 댓글도 있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조진세도 "안토니오 실바 닮았단 말이 많더라. '제 사촌오빠가 조진세 님 닮았어요' 이런 메시지가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더해 콘텐츠 칭찬 댓글로 쏟아진다. 



"'장기연애' 시리즈의 '대실' 편이나 '카페' 편을 본 분이 '우리 모습을 누가 CCTV로 촬영해서 올렸다', '진짜 난데? 어떻게 저런 디테일을 잡아내지?' 이런 댓글을 달아줬더라고요. 저희 의도를 알아주니까 짜릿했어요." (김원훈)

"오징어 게임' 편인 '287번 101번'에 진짜 보조출연자분이 댓글을 달아줬어요. 'OO 작품 나왔는데 진짜 보조출연자들이랑 너무 똑같다고요." (조진세)

이러한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숏박스'는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뷰일 이틀 전에도 새로운 영상 촬영을 하고 왔다는 두 사람. 많은 관심에 부담은 되지만, 더 재밌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단 각오를 전했다.

 "부담이 엄청 돼요. 회의, 촬영, 편집 시간을 다 합치면 이전보다 세 배가 더 걸려요. 많이 봐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대본을 짜고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재밌나?' 물어보기도 하고요." (조진세)

"'장기연애' 시리즈 전에는 일주일에 두 편씩 올렸는데, 지금은 부담이 돼서 제작 시간이 더 늘어났어요. 그래도 행복해요. 정말 열심히 할거고, 재밌는 콘텐츠로 코미디 영역을 넓혀가고 싶어요. 더 잘하는 선후배들이 많으니까, 같이 동참해서 유튜브를 개그로 장악하고 싶어요." (김원훈)

사진 = 고아라 기자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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