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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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모래 바람' 넘지 못한 K-리그

기사입력 2010.09.23 13:2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8강에 출전 4개 팀이 모두 출전하며 AFC(아시아축구연맹)챔피언스리그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K-리그가 중동의 '모래 바람'에 막혀 아쉽게 한 팀밖에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일과 23일에 걸쳐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는 홈경기에서 조바한(이란)과 1-1로 비겨 2차전 합계 1무 1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는 원정에서 알 샤밥(사우디아라이바)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둬 1·2차전 합계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1-2)에서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K-리그 팀끼리 맞붙은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는 수원이 2-0으로 승리했지만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성남이 골득실(4-3)에서 앞서며 K-리그 클럽 중 유일하게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리그 상위 3팀(최종 1~3위)과 FA컵 우승팀이 출전하는 AFC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출전 네 팀은 동아시아에 배정된 4장의 8강 티켓을 모두 싹쓸이하는 사상 초유의 쾌거를 이룩한 바 있다. AFC챔피언스리그는 16강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구분되지만 8강부터는 무작위 추첨으로 대진이 결정된다.

그러나 8강전에서 K-리그는 성남을 제외한 3팀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전북은 1차전 홈에서 0-2로 패배한 것이 뼈아팠고, 포항은 1-0으로 리드하던 상황에서 '스나이퍼' 설기현이 두 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각각 2006년과 2009년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과 포항의 탈락은 아쉬움을 더욱 진하게 남긴다. 전북은 K-리그 참가 네 팀 중 객관적 전력상 가장 우승 가능성이 큰 팀이었고, 포항은 올 시즌 리그에서의 성적도 부진한데다 지난해 여러 차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던 저력이 있었기에 이번 8강전 탈락이 너무나 아쉬웠다.

AFC챔피언스리그는 지난해부터 UEFA챔피언스리그의 형태를 본떠 확대·개편되며 규모나 명성, 상금액 등에서 아시아 최고의 클럽대항전으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리그 수준의 척도로서 AFC챔피언스리그 성적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4팀이나 8강에 오른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컸다.

비록 4강에 K-리그 클럽은 성남 밖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도 포항 한 팀만이 4강에 올라 움살랄(카타르)과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가 있어 국내 축구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남의 선전을 응원하게 됐다.

성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 김정우를 비롯해 장학영·이호 등 핵심선수들이 입대와 이적으로 팀을 떠나면서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데뷔 1·2년차 김성환, 홍철, 조재철 등이 예상 밖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K-리그는 물론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포항의 우승을 통해 밝혀졌듯이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상금 같은 금전적인 혜택뿐 아니라 아시아 대표 클럽팀이라는 타이틀 등 유무형의 이익을 안겨 준다. 포항은 지난해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인해 발생된 상금 및 승리 수당으로 총 573만 달러(약 67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K-리그 우승 상금은 3억 원이다. 또한,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3위를 차지해 세계 축구팬에 이름을 알렸고,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발표 '세계 클럽 랭킹'에서도 현재 75위로 아시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현재 재정적으로 예전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남에게는 물론 '아시아 프로축구의 리더'를 꿈꾸는 K-리그에 대한 해외에서의 인식 재고 등 여러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남은 1996년 일화 천마 시절, 리그 우승팀이 참가하는 아시안클럽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아시안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아 컵위너스컵(컵대회 우승팀)이 2003년부터 AFC챔피언스리그로 통합된 이후에는 아직까지 우승 기록이 없다. K-리그는 일본 J리그,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와 함께 AFC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2006년 전북, 2009년 포항)을 거뒀고, 아시안클럽 챔피언십으로 영역을 확장할 경우 총 8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우고 있다. 2위는 일본(5회), 3위는 사우디 아라비아(4회)다.

K-리그 클럽 외에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4강에 오른 팀 중 사우디의 명문 알 힐랄에는 이영표가 활약하고 있고, 전북을 꺾고 올라간 알 샤밥에는 송종국이 뛰고 있다. 8강에서 전북을 상대로 뛰었던 송종국은 10월 5일부터 열리는 4강에서 성남과 다시 만나고, 이영표는 결승에 오를 경우 11월 13일 성남과 맞대결을 가질 수 있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DB]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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