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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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혼, 시선강탈③] '내 남자의 여자→VIP' 피가 거꾸로 솟는 불륜작 #4

기사입력 2020.04.15 10:00 / 기사수정 2020.04.15 07:2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매 회, 마지막 회를 보는 듯 강렬하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불륜으로 파경에 이르는 부부의 이야기를 파격적인 전개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6.2%로 시작한 첫 회는 6회 만에 18.8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하루 차이로 방영된 주말드라마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 역시 4남매가 모두 이혼을 했다는 무거운 소재에 유쾌한 가족극을 섞어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치열하게 파헤치고 쫓아가는 '부부의 세계'와 결은 다르지만 불륜과 이혼의 소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우리는 왜 불륜과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 열광할까. 불륜은 한 가정을 파탄으로 만드는 일이자 당연히 그래서는 안 되는 도덕적 잣대가 분명한 행위기 때문이다. 불륜남녀는 명백한 '나쁜X'이라는 공론화가 가능해 시청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 주인공에 쉽게 감정 이입이 돼 욕하면서 보기 좋다. 

극적인 상황을 다루다 보니 일부 작품들은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쓰지만 시청자들의 사랑만큼은 절대적이다. 억지라도 끌린다는, 꼭 권선징악의 마지막 결말을 보겠다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은 불륜 이혼 소재 드라마 4편을 모아봤다. 

◆ 내 남자의 여자 (2007)


'내 남자의 여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친구를 위로하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불륜 남녀에는 김상중(홍준표 역)과 김희애(이화영)이, 천사 같은 아내 역에는 배종옥(김지수)이, 배종옥의 언니에는 하유미(김은수)가 분했다. 

'부부의 세계' 김희애가 희대의 불륜녀로 등장했던 드라마로, 당시 김희애는 '평생 한 사람한테만 영원한 사랑 그걸 너는 믿니?', '임자 있는 남자 나눠 갖는 여자가 원하는 게 뭘 거 같니? 나누지 않고 혼자 갖고 싶은 거 아니겠니?' 등의 뻔뻔한 대사로 안방극장을 분노하게 했다. 마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하유미에 '교양 좀 차려요'라 말했다가 머리채를 잡히는 '교양 시리즈'는 여전히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불륜으로 시작한 사랑은 쉽게 끝이 나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결말을 보여줬다. 김상중은 배종옥과 이혼 후 김희애와 살림을 차리지만 행복하지 않았고, 결국 이별을 택했다. 특히 김희애가 한식을 차려주지 않자 밥투정을 하고 감자 타령을 하는 장면은 불륜 남녀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며 웃음과 함께 탄식을 자아냈다. 

◆ 아내의 유혹 (2009)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오세강)은 여주인공 장서희(구은재 역)가 남편 변우민(정교빈)과 불륜녀 김서형(신애리)에게 살해당할 뻔하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복수를 하는 이야기. 특히 점 하나 찍고 민소희가 돼 전 남편을 유혹하고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비현실적이고 파격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렀다. 

막장 드라마계의 최고라는 칭송을 받는 만큼 '아내의 유혹'에서 다뤄지는 불륜은 살인미수, 폭행, 사기, 강간, 사채, 납치 등이 동반되는 범죄형 불륜이었다. 때문에 민소희로 다시 태어나 불륜 남녀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장면은 짜릿한 통쾌함을 줬다.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는 꼬질꼬질한 행색으로 거리에 나앉은 거지 변우민이었다. 역시 권선징악의 뚜렷한 결말을 보여줬다.

◆ 공항 가는 길 (2016)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사랑을 보여주는 드라마. 각자 가정을 갖고 있는 이상윤과 김하늘의 사랑을 소재로 하지만 불륜보다는 멜로의 성격이 짙은 작품이었다. 특히 주인공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타의 불륜 소재 드라마와 달랐다. 

이상윤(서도우 역)의 아내 장희진(김혜원)은 남편과 결혼하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버린 딸을 뒤늦게 찾아 이용했고 죽음까지 외면했다. 김하늘(최수아)의 남편 신성록(박진석)은 아내의 친구이자 직장 동료 최여진(송미진)과 결혼 전부터 동거를 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다. 가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 이상윤과 김하늘은 서로에게 위로가 돼 주며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주인공 두 사람이 불륜으로 가정을 깬 것이 아닌 거짓말과 바람으로 얼룩진 결혼생활이 이미 파탄이 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는 과정들이 그려졌다. 육체를 탐하기보다는 정신적 위로가 우선된 관계였기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수많은 명대사와 따뜻한 연출, 배우들의 연기 또한 호평을 받았다. 

◆ VIP (2019)


'VIP'(극본 차해원, 연출 이정림)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오피스 멜로. 여주인공 장나라(나정선 역)가 남편이자 팀장인 이상윤(박성준)의 내연녀가 같은 팀 안에 있다는 문자 제보를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내 남자의 불륜녀를 찾는 스토리로 극 초반에는 이청아(이현아), 곽선영(송미나)가 의심을 받았지만 진짜 내연녀는 낙하산으로 들어온 신입사원 표예진(온유리)이었다. 또한 표예진이 장나라에게 문자를 보낸 장본인이었고, 남편 이상윤 역시 부사장 박성근(하재웅)의 차명 주식 관리와 내연녀 관리 등 뒷일을 도맡아 하다 부사장의 숨겨둔 딸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불륜이 발각된 뒤 뻔뻔하기보다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용서를 구하는 이상윤의 모습은 역대 드라마 속의 불륜남들의 캐릭터와는 조금 달랐다. 표예진 또한 능력 있고 세련된 스타일의 불륜녀가 아닌 무능력하고 촌스러운 스타일에 눈물로 사랑을 표현하는 조금 다른(?)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포인트가 됐다는 평이 많았다. 결국 이상윤과 표예진의 관계는 불륜 폭로와 부사장 몰락하며 이별로 끝이 났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SBS, KBS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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