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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에이전트] ② 축구, 이적설은 많은데…이적이 뜸한 이유?

기사입력 2010.07.10 02:16 / 기사수정 2010.07.10 02:27

전유제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전 세계 축구인의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남미와 아시아의 분전으로 세계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도 굉장히 뜻깊은 대회로 남게 됐습니다.

이러한 대한민국 대표팀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줄곧 독일에서 뛰었던 차두리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한다는 것입니다. 차두리는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을 뿐인데…어떠한 상황이 벌어졌기에 그렇게 기쁜 소식을 안길 수 있었을까요.

차두리가 이적이 성사된 것은 간단합니다.

모두 알고 있듯이 원소속팀(Former Club)인 프라이부르크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팀(New Club)인 셀틱과 계약하면 됩니다.

그런데, 과연 그걸로 끝일까요? 이렇게 이적이 간단하면 이적파동이 벌어지고 FIFA에 제소하는 일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적은 = '그리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ITC (International Transfer Certificated : 국제 이적동의서)

선수들의 이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TC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적하는데 갑자기 ITC라는 생뚱맞은(?) 용어가 나오니 당황스러워 하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ITC가 돌아다니는 과정을 보면 선수들의 이적이 바로 이해가 됩니다.

ITC란 선수가 이적하기 위해 원소속팀이 속한 협회와 새로운 팀이 속한 협회 간의 주고받는 보증서라고 이해하면 쉬울듯합니다. 쉽게 말해 이 선수가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적할 수 있다는 내용을 주고받으며 혹시 생길지 모르는 분쟁을 미리 차단하는 것입니다. 차두리를 예로 들어보죠.

차두리는 독일축구협회(DFB)의 프라이부르크에서 스코틀랜드축구협회(SFA)의 셀틱으로 이적을 했습니다. 차두리의 에이전트는 두 구단을 오고 가며 이적에 합의하는 것부터 차두리의 이적은 시작됩니다. 프라이부르크와 셀틱이 서로 차두리를 이적시킴을 확정되면 차두리는 새로운 팀인 셀틱과 계약하게 됩니다. 가끔 공개되기도 하지만 이적료와 연봉은 아직까지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이제 차두리의 소속팀인 셀틱은 스코틀랜드축구협회에 등록을 신청합니다. 스코틀랜드축구협회 입장에서는 차두리가 이전 구단인 프라이부르크에서 어떤 분쟁을 남기고 스코틀랜드로 넘어왔는지 모르는 상황이니  당연히 스코틀랜드축구협회는 독일축구협회에 ITC 발급을 요청합니다.

스코틀랜드로부터 ITC 신청을 받은 독일축구협회는 원소속팀인 프라이부르크에 확인 과정을 거칩니다. 차두리가 계약이 만료했는지, 만료가 아니라면 상호 합의는 됐는지, 만약에 밀린 급여 등 분쟁을 일으킬만한 요소가 있는지 꼼꼼히 검사합니다.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독일축구협회는 스코틀랜드축구협회로 차두리의 ITC를 제공합니다.

ITC를 받은 스코틀랜드축구협회는 차두리의 등록을 허용하고 이로써 마침내 완전 이적이 이루어진 차두리는 셀틱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러한 일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차두리가 프라이부르크와 분쟁이 있는 상태에서 셀틱으로 이적을 시도했다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스코틀랜드축구협회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독일축구협회에 ITC를 신청합니다. 독일축구협회 입장에서는 ITC 발급을 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아직 독일에서 일이 남아 있으니 이적을 못 시켜 주겠다는 뜻이죠. 이러면 이미 셀틱과 계약을 마친 차두리는 프라이부르크 소속도 아닌 셀틱 소속도 아닌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에서도 경기를 뛸 수 없고 무조건 프라이부르크와의 분쟁을 털어 내야 완전히 이적이 이루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안타까운 사례

A선수는 다른 나라의 소속팀으로 이적을 했습니다.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었던 선수 입장에서는 마다할 겨를 없이 이적을 추진한 것이죠. 위의 상황과 같이 새로운 구단은 원소속팀에 ITC 발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바로 원소속팀에서 분쟁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A선수는 원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 생활을 전전했습니다. 더군다나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이적을 노리게 됩니다.

그러나 원소속팀은 "밀린 급여를 줄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데 소속팀과 동의없이 이적은 불가하다"고 해당 축구협회에 전달했고 ITC 발급 거절 사태까지 온 것입니다.

A선수는 결국 두 팀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중이며 최근 K 리그로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근황입니다.

이처럼 선수의 이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양팀 모두 승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에이전트는 두 팀을 뛰어다니기 바쁘죠. 이렇듯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뒷돈이 오가고 이면 계약이 이루어지는 등 이적은 축구계 비리의 최고봉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생겨난 것이 TMS입니다.



TMS(Transfer Matching System)

TMS는 FIFA가 불법 에이전트 및 이면계약을 방지하기 위해 이적 처리 중간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제도입니다. 협회와 협회 간의 이적이 이루어질 때 돈과 문서들은 FIFA의 중간 계좌인 '클리닝 하우스'에 예치됩니다. FIFA는 자금의 흐름뿐만 아니라 문서를 일일이 대조해 가며 하자가 없을시 이적 절차 진행을 허용하죠. TMS에 약간의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그 이적은 물거품이 되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상황까지 갑니다.

이적시 뒷거래를 막는다는 취지에서 FIFA가 TMS를 이용한다는 점은 굉장히 공감할 만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시스템으로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무척 큽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서류를 기계가 아닌 직접 눈으로 대조한다는 것이죠. 이적 시장이 열리면 하루에 수백, 많으면 수만 개의 이적을 챙겨야 하는 FIFA 입장에서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 도중 오류가 생길 경우 발생할 피해를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점도 남은 숙제입니다.

이렇게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하죠? 그만큼 해외 이적하는 선수들은 실력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로 뛰며 선수를 돕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큽니다. 생각보다 많은 문서와 돈이 오고 가야 해외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위에서 언급한 돈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이적료와 연봉입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적료와 연봉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그리고 이적료가 없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선수들의 돈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ITC 과정, TMS 관련 공문 ⓒ 엑스포츠뉴스 DB, FIFA 제공]



전유제 기자 mag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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