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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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군단의 5선발은 누구?

기사입력 2006.05.18 05:43 / 기사수정 2006.05.18 05:43

김종수 기자

윤석민, 정원, 이상화 '필승 미들조'에 좌완 전병두까지 의견 분분 

기아 타이거즈의 5선발로 중간계투인 이상화가 투입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간 뒤 팬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화에 대한 실력논쟁? 아니다. 이상화는 올 시즌 들어 부쩍 기량이 늘었고 팬들 역시 인정하는 분위기다.

기존 5선발인 이동현이 최근 몇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를 해 2군으로 강등된 점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이상화가 그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여줄 확률은 낮다.

문제는 그가 5선발로 들어서면 가뜩이나 약한 타이거즈의 중간계투진이 현격하게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타이거즈가 작년 시즌과 달리 꾸준하게 5할 승부를 올리며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이긴 데는 윤석민, 정원, 이상화로 구성된 이른바 '필승 미들조'의 역할이 컸다.

기아의 중간계투진은 작년 시즌 혼자 제몫을 하다시피 한 기존의 윤석민에다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정원과 이상화가 가세해 파워피처 위주인 선발진과는 다른 컨트롤피처스타일로 타이거즈의 뒷심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중 하나가 선발로 빠져버리면 상대적으로 남은 두명의 부담이 커지고 시즌이 계속될수록 자칫 과부화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팬들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 10-12일 경기에서 윤석민은 1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는데 결과적으로는 타이거즈의 승리에 큰 밑거름이 되었지만 아직도 시즌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상화가 선발준비를 하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정원이 가벼운 통증을 호소해 등판을 자제하게 된 데서 벌어진 부작용이다.

다행히 정원이 다시 몸을 추스려 마운드에 나섰지만 불펜 핵심요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언제 또 다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좌완 박정태와 우완 김희걸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잘 나가는 '필승 미들조'를 깨지 말고 차라리 우완일색인 선발진에 좌완 전병두가 들어가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나온다.

'마무리병두'라는 한 타이거즈 팬은 "전병두의 선발을 한번 시도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전병두는 일단 투구 호흡이란 자체를 많이 잊은 것 같던데 선발로 나와서 긴 이닝을 던지다 많은 것을 배우다 보면 다시 감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작년 후반기에도 3이닝 이상 마운드에 있을 때가 더 구위가 좋았던 것을 봤을 때, 좀 길게 던져보는 것도 현재의 무너진 투구 밸런스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필승 미들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가능성 이상의 실력을 보이지 못하는 전병두의 경기력 향상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 어차피 그동안 전병두가 하던 역할은 원 포인트 릴리프 같은 성향이 짙었으니 좌완 박정태가 대신 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해 보이기는 한다.

반면 반대 의견도 많다. 'Miss볼'이라는 네티즌은 "전병두는 구질이 단순하고 1구 1구에 전력 피칭하는 스타일인데 문제는 구위를 다양화시키겠다고 잘못 손댔다가는 현재의 장점인 빠른 직구의 구속 하락이 있을 수도 있다"며 "일부 강점을 보이는 삼성 같은 팀에 깜짝 선발기용은 몰라도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키는 선발투수로서는 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금 5선발 후보로는 이상화가 유력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김희걸을 좀 다듬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명가재건'이라는 네티즌 역시 "전병두는 변화구를 좀더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스타일상 오승환이 선발보다 마무리에서 위력을 떨치는 것처럼 직구의 제구만 잡히면 짧게 가는 게 당장은 득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지금 상태론 박정태 그리고 유망주인 진민호와 경쟁체계로 가는게 좋겠다"며 전병두의 불펜 잔류에 같은 의견을 냈다.

각이 큰 변화구를 무기로 특유의 완급조절 그리고 타이밍 뺏기로 올 시즌 거듭난 정원과 이상화, 특유의 배짱투에 구위 마저도 나날이 나아지는 윤석민 그리고 손꼽히는 강속구를 무기로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미완의 파이어볼러' 전병두까지… 다행인 점은 전병두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대치를 웃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들이 부족해서가 아닌 잘하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에 고민이 생겼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불펜의 손실을 최소하면서 공석인 5선발을 맡아줄 적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요즘의 기아 타이거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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