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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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와 아스날 '정면 충돌'

기사입력 2009.08.29 04:05 / 기사수정 2009.08.29 04:05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는 8월 말이 되었다. 저녁이 되면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 가을의 초입을 알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아스날이 정면충돌하며 막바지 여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2009/10 EPL 4라운드 맨유와 아스날의 시즌 4라운드가 8월30일 오전 1시 15분 (이하 한국시간)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트에서 펼쳐진다. 다소 일찍 만난 감이 있지만 두 팀의 맞대결은 시즌 초반 리그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맨유와 아스날은 라이벌답게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양 팀은 리그에서 총 180번의 맞대결을 펼쳤고 72승 42무 66패를 기록하며 근소하게 맨유가 앞서있다. 그러나 올드 트래포드라면 상황은 변한다. 50승 25무 15패로 맨유가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최근 분위기는 아스날이 맨유보다 우위에 있다. 맨유는 승격팀 번리에 발목을 잡히면서 자존심을 구겼고 3경기 동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아스날은 주위의 평가와 달리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갈팡질팡 맨유' 아스날 잡고 도약?

올 시즌 리그 4연패를 노리는 맨유는 현재까지 3경기에서 2승 1패(6득점-1실점)를 기록하며 리그 4위에 올라있어 기록상으로는 근래에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이곳저곳에 멍이 들어있다.

맨유는 올 시즌 챔피언십에서 승격한 버밍엄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지만 압도적인 공격력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버밍엄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승격한 번리와의 2라운드에서는 로비 블레이크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패해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다행히도 3라운드 위건전에서 모처럼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한 공격진의 활약으로 5-0으로 대승을 거뒀지만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호날두와 테베즈의 공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만 존재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나니와 신입생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위건전에서 나란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호날두의 공백을 최소화해줬고 번리전에 부진했지만 '산소 탱크' 박지성 역시 출격준비를 마쳤다. 특히 아스날전에서 2골을 기록한 박지성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맨유가 자랑하는 철벽수비는 수비진의 리더 리오 퍼디난드를 비롯해 부상자가 득실거리지만 지난 위건전을 통해 복귀한 '통곡의 벽' 비디치가 맨유의 후방을 든든히 한다.

공격수들도 발끝의 영점사격을 마쳤다. 베르바토프와 오웬도 위건전에서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무엇보다 공격의 중심으로 거듭난 루니가 3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향상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루니는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던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 경기까지 포함하면 4경기에서 4골을 기록중이다.

상승세의 아스날을 꺾고 리그 우승을 향해 도전하는 맨유르써는 '아스날 킬러' 루니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쾌속질주 아스날' 상승세 이어갈까?

아스날의 올 시즌 전망은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부정적이었다. 아데바요르와 투레의 이적으로 전력의 공백이 생겼음에도 그에 걸맞은 선수 영입이 없어 빅4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프리시즌부터 조금씩 비판을 잠재워온 아스날은 리그가 개막하자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스날의 최근 경기를 보면 마치 아우토반을 달리는 스포츠카 같다.

아스날은 개막전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 에버튼을 6-1로 대파했고 포츠머스 골문에도 4골을 퍼부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에서 만난 스코틀랜드의 강자 셀틱과의 경기에서도 합계 스코어 5-1로 꺾으며 본선에 안착했다.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는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여기에 송 빌롱, 데니우손, 디아비의 성장은 중원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에두아르두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주포' 아데바요르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고 득점루트가 분산되면서 오히려 공격이 다양해졌다.

나스리와 월콧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지난 시즌 활약이 없었던 장기 부상선수들의 복귀도 아스날에 힘을 가한다. 에두아르두는 이미 경기에 나서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유리몸' 로시츠키도 풀타임 훈련을 소화하며 맨유전을 통해 복귀 준비를 마쳤다. 파브레가스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확실치 않지만 상승세의 아스날의 기세가 쉽사리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올 시즌의 분수령?

고작 4라운드에 올 시즌이 달렸다고 말하기는 너무 섣부르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는 양 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승점 6점짜리 경기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라이벌전은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빡빡한 스케줄로 인한 체력안배 차원과 부상선수들의 이탈로 인해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 4경기 동안(커뮤니티실드 포함) 철저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러나 호날두의 공백으로 최적의 구상을 찾지 못한 이유도 내포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아직까지는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아스날과의 경기는 과도기에 있는 맨유로서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지만 호날두와 테베즈가 없는 맨유의 화력을 평가하기에 매우 좋은 경기다. 퍼거슨 감독은 아스날과의 경기를 통해 승점 3점과 함께 최적의 선수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쥘 심산이다.

아스날 입장에서도 맨유를 초반에 만난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맨유가 어려운 상대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스날에는 좋은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맨유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어린 선수들의 초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37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리그 우승컵을 넘겨줬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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