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아스널이 원정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동시에 강등 위기에 몰린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에게 선물을 안겨줬다.
아스널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승점 79(24승 7무 5패)을 기록하며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4)와의 격차를 승점 5점 차로 벌렸다. 리그 종료까지 단 두 경기, 번리와 크리스털 팰리스만 잡으면 2003-2004시즌 이후 무려 2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이날 경기에서 홈팀 웨스트햄은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매즈 헤르만센이 골문을 지켰고, 악셀 디사시, 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 장클레르 토디보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중원에는 아론 완-비사카, 토마시 소우체크,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엘 하지 말릭 디우프가 배치됐으며, 2선에는 자로드 보웬과 크리센시오 서머빌이 나섰다. 최전방에는 발렌틴 카스테야노스가 자리했다.
아스널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벤 화이트, 윌리엄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리카르도 칼라피오리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더블 볼란치에는 데클란 라이스와 마일스 루이스-스켈리가 배치됐고, 2선에는 부카요 사카, 에베레치 에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에는 빅토르 요케레스가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아스널은 거센 공세를 퍼부었다.
전반 9분 라이스의 코너킥으로 트로사르가 머리로 연결하며 골문을 위협했다. 상대 골키퍼 매즈 헤르만센의 선방과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이어진 공격에서도 칼라피오리의 슈팅이 수비에 막히는 등 결정력이 부족했다.
아스널은 전반 22분까지 무려 9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웨스트햄의 끈질긴 수비와 골키퍼의 활약에 막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특히 마브로파노스와 토디보를 중심으로 한 웨스트햄 수비진은 몸을 던지는 블록으로 실점을 막아낸 장면이 주효했다.
하지만 전반 28분 변수가 생겼다. 볼 경합 과정에서 화이트가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마르틴 수비멘디를 투입했고, 라이스를 오른쪽 풀백으로 내리는 선택을 했다.
이 결정은 즉각적인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아스널은 화이트 교체 전 27분간 149번의 패스와 상대 진영에서 91번의 패스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107번의 패스와 웨스트햄 진영에서의 패스가 52회로 급감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웨스트햄도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43분 완비사카의 왼쪽 크로스에 카스테야노스가 다이빙 헤딩을 시도했고, 라야가 몸을 날려 아슬아슬하게 걷어내는 장면이 연출됐다.
0-0으로 전반이 마무리됐지만 양 팀 모두 결정적 장면을 연출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아스널은 다시 변화를 줬다. 크리스티안 모스케라를 투입하면서 라이스를 다시 중원으로 복귀시켰고, 루이스-스켈리가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이후 경기는 더욱 팽팽해졌고, 웨스트햄은 후반 중반 이후 페르난데스와 보웬을 중심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반면 웨스트햄도 후반 들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22분 카스테야노스를 빼고 파블로 펠리페를 투입했고, 아스널도 에제를 빼고 마르틴 외데가르를 내보냈다. 전반전 교체 투입된 수비멘디는 부상에서 돌아온 카이 하베르츠로 또 다시 교체됐다.
이후 웨스트햄이 주도권을 쥐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후반 26분 디우프의 왼쪽 크로스에 파블로가 라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슈팅이 빗나갔다.
후반 33분에는 페르난데스가 파블로와의 원투패스로 박스 안으로 침투, 라야와 또 다시 일대일 기회를 얻었지만 라야가 기적적인 선방으로 막아냈다.
후반 38분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외데가르가 웨스트햄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공을 키핑하다 라이스와 원투패스를 나눈 뒤 중앙의 트로사르에게 연결했다. 트로사르는 오른발로 오른쪽 하단 코너에 슈팅을 꽂아 넣었다.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추가시간에 펼쳐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웨스트햄은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끝에 칼럼 윌슨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장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VAR이 개입되며 상황이 뒤집혔다. 온필드 리뷰 끝에 파블로가 점프 과정에서 라야 골키퍼의 가슴 부위를 팔로 방해한 장면이 확인됐고,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며 골을 취소했다.
경기는 그대로 아스널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종료 직전 VAR 판정이 우승 경쟁과 강등 경쟁 모두에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이 결과로 아스널은 리그 우승까지 단 두 경기만을 남겨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웨스트햄은 강등권에 머무르며 잔류 경쟁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특히 웨스트햄이 승점을 얻지 못하면서 토트넘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를 확보하게 됐다.
토트넘은 현재 9승 10무 16패, 승점 37점으로 17위에 위치해 있다. 웨스트햄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1점 앞서 있다. 12일 토트넘이 홈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데, 만약 토트넘이 이긴다면 웨스트햄과의 격차를 4점까지 벌릴 수 있다. 잔여 경기가 두 경기인 상황에서 사실상 생존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