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조은혜 기자) 대타 역전 만루홈런. 이 아름다운 8글자를 NC 다이노스 오영수가 해냈다.
NC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16-5 대승을 거두고 5연패를 끊었다. 이날 승리로 NC는 지난해 9월 18일 한화전 이후 256일 만에 창원에서 승리를 기록, 시즌 전적 24승3무27패를 만들었다.
이날 2-3으로 끌려가던 NC는 오영수의 한 방으로 점수를 뒤집고 뜨겁게 타올랐다. 6회말 2사 후 권희동이 2루타로 출루한 뒤, 김휘집이 볼넷, 천재환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면서 만루 찬스. 그리고 포수 김정호의 타석, 한화는 황준서를 내리고 주현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전날 타구에 왼손목을 맞아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안중열이 유일한 대기 포수였던 상황에서, NC 벤치는 포수 타석에서 과감하게 대타 오영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오영수는 한가운데로 들어온 주현상의 초구 146km/h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오영수의 그랜드슬램으로 점수를 뒤집은 NC는 이후 무려 10점을 더 내고 한화를 잡았다.
경기 후 오영수는 "나도 이런 경기를 할 줄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고 웃었다. 1점 차, 2사 만루 상황에 대타. 오영수는 "엄청 떨렸다. 나갈 수 있겠다 생각을 했는데 코치님이 이름을 부르시는 순간 머리가 백지화가 됐다"면서 "연습할 때 타격코치님이랑 초구 타격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직구든 변화구든 초구를 쳐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잘 됐던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돌아봤다.
콜업 전까지는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54타수 22안타(5홈런) 22타점 15득점 타율 0.40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오영수는 "윤병호 타격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좋았을 때 어떻게 쳤는지, 안 좋을 때는 뭐가 문제인지 소통했는데 그런 얘기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며칠 전 오영수를 1군으로 콜업한 이호준 감독은 "C팀(퓨처스팀)에서 방망이가 좋다고 해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오래 갔으면 좋겠다. 기질이 있는 선수다. (1~2군을) 왔다 갔다 해 안타깝기도 하다. 향후 중심타선에 있어야 할 선수다. 늦게 피는 선수들이 있지 않나. 그런 선수라고 본다"라고 오영수의 활약을 기대했다.
1군에 올라온 오영수에게 이호준 감독이 한 말은 "쪼개라"였다. 공을 쪼개라. 그리고 오영수는 이날 데뷔 첫 만루홈런으로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취재진에게 '늦게라도 필 선수'라는 이호준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오영수는 "늦게 피는 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사진=NC 다이노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