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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의 인생을 바꾼 선택, 광주 이적과 입대 연기…"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요"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5.29 14:44 / 기사수정 2025.05.29 14:44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광주FC의 핵심 미드필더 박태준은 두 달여 전 입대를 미뤘다. 

광주가 지난 3월 홈에서 열린 비셀 고베(일본)와의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합산 스코어를 0-2에서 3-2로 뒤집으며 시도민구단 최초로 ACL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이후였다.

당초 4월7일 입대 예정이었던 박태준은 동료들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알힐랄과의 8강전 출전하기 위해 병무청에 입영 연기를 신청, 병무청이 이를 받아들이며 입대 날짜가 6월2일로 미뤄졌다. 입대 동기들보다 두 달이나 늦게 입대하게 된 것이다.



광주는 알힐랄에 0-7 대패를 당했지만, 박태준은 후회하지 않았다.

박태준은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 씩 웃었다.

2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울산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6라운드는 박태준이 입대 전 광주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박태준의 입대 전날인 6월1일 대구FC와의 원정 경기가 있지만, 광주 사령탑 이정효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울산전을 끝으로 박태준에게 휴가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울산전이 끝난 뒤 만난 박태준은 "많이 아쉽다. 꼭 이기고 싶어서 공격적으로 많이 올라갔고, 선수들이 그만큼 많이 도와줘서 기회가 많았는데 내가 살리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며 "꼭 이기고 (군대에)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태준은 이제 입대를 준비한다.

그는 "머리는 1일에 밀기로 했다. 아직 (입대한다는 게) 실감나지는 않는데, 짐을 빼면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다"며 "다들 중간만 하라고 하더라. 가서 배우는 게 있다고 하고, 나도 어디를 가든지 배울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뭐라도 배우고 올 생각"이라고 했다.

김천 상무는 선수들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천 생활을 통해 발전한 수많은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박태준도 "김천에 가면 시간이 많이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고 해서 힘과 스피드를 키우려고 계획 중"이라며 "그래야 (전역 이후에도) 더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김천에서도 경기를 뛰는 거다. 경기를 뛰어야 성장할 수 있다. 김천에서도 많이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를 뛰든 못 뛰든 항상 같은 마음을 유지하려고 할 것 같다. 분석관 선생님도 '네가 김천을 가면 신체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서 많이 배울 것 같다, 오히려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셨다"며 "나도 동감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 발전한다면 좋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해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박태준은 광주에서 팀의 중심축이 되는 미드필더로 꼽히지만, 사실 광주에 입단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시기가 길었던 선수였다. 성남FC 시절 잠재력을 인정받았음에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 겨울 성남에서 코치로 만났던 이 감독의 부름을 받아 광주에 온 이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지금의 박태준이 됐다.

광주 이적은 박태준에게도 최고의 선택이었다.

광주 생활을 돌아봐달라는 부탁에 박태준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 몇 시즌 동안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잘될 만하면 다쳤다"며 "광주 와서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선수들에게도 많이 배웠다. 특히 성장에 대한 배고픔을 배웠다는 걸 많이 느낀다. 그 덕에 어디에 가든지 성장하려는 선수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입대를 미루고 광주에 더 머무른 시간이 박태준에게는 더욱 소중했다.

그는 "다시 돌아가도 아마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언제 이렇게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고, 사람 일도 모르는 법"이라며 "두 달 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경기를 소화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이런 경험을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서 후회는 안 한다"고 했다.



박태준이 떠나도 광주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과거 이순민, 정호연, 엄지성 등 주축 선수들이 떠나고 생긴 빈자리가 금세 채워진 것처럼 박태준의 공백도 다른 누군가에 의해 메워질 가능성이 높다.

박태준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간다고 팀이 달라질 것도 없다. 솔직히 더 잘할 수도 있다"며 "내가 김천을 가든, 광주로 돌아오든, 내가 다른 팀으로 가든 경쟁은 당연한 거다.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태준은 "큰 육각형의 장점을 가진 선수가 되어 돌아오는 게 목표"라며 "많이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광주,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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