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상황이잖아" 라인업 바꿔봐도 '1안타 0득점' 수모…'집단 슬럼프' 한화 타선, 떨어질 곳 남아 있을 줄이야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타선이 끝 모를 슬럼프에 빠졌다. 김경문 감독이 좀처럼 하지 않던 라인업 대거 조정까지 시도했지만, 결과는 더 나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0-10 대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위닝시리즈를 삼성에 내준 한화는 시즌 전적 4승9패를 마크, 여전히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5일 4연패를 끊었지만  마치 6연패를 한 듯한 기분이 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삼성과의 주말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한화는 지독한 타격 침체에 시달리고 있었다. 10경기에서 팀 타율 0.180. 1할대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팀이 바로 한화였다. 그리고 한화는 4일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만나 2안타에 그치는 등 꽁꽁 묶였고, 0-5 완패를 당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나마 5일 연패를 끊고 살아나는 듯했다. 이날 한화는 7회까지 1안타에 그쳤지만 8회 문현빈의 솔로 홈런, 이진영의 투런 홈런을 앞세워 추격했고, 9회초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나온 문현빈의 스리런, 생애 첫 연타석 홈런으로 기적적으로 역전에 성공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최근 한화는 스프링캠프 기간 좌익수 훈련만 했던 김태연이 1루수로 나가거나, 3루수 훈련만 했던 문현빈이 좌익수나 중견수로 나가는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내외야 멀티 포지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멀티 포지션은 없다는 김경문 감독의 선언이 있었다.

워낙 타선이 침체된 탓에 그나마 콘택트가 되고 있는 두 선수를 어떻게든 기용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경문 감독은 "선수가 한 포지션보다 두 포지션을 할 수 있으면 좋다"면서 "나는 원래 한 포지션만 맡는 것을 원하는데, 지금 상황이 응급이지 않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은 6일 또 한 번 자신의 뜻을 굽혔다. 이날 한화는 안치홍(2루수)~플로리얼(좌익수)~김태연(1루수)~문현빈(중견수)~노시환(3루수)~이진영(우익수)~채은성(지명타자)~이재원(포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시범경기를 통틀어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가 있던 라인업이었다. 시즌 내내 4번타자를 맡았던 노시환이 5번으로 내려가고, 전날 연타석 홈런을 쳤던 문현빈이 4번으로 들어섰다. 채은성도 처음으로 7번까지 타순이 하향 조정됐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도 뭔가 변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공격을 어느 정도 해야 우리가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지 않겠나. 라인업이 앞으로도 바뀔 수 있다"면서 "자주 바뀌는 건 좋지 않다. 팀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한화는 오히려 상대에게 퍼펙트로 막히며 고전했다.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의 공이 좋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9회까지 1안타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안 그래도 낮았던 팀 타율은 이날 경기 후 0.169까지 내려앉았다. 아직은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안타 몇 개에도 타율이 오르락내리락할 법도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한화는 계속해서 가라앉고 있기만 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