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이적생' 조상우의 시범경기 첫 등판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선수의 컨디션과 몸 상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범호 감독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 2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조상우의 팔 상태가 작년 후반기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었다"며 "전날 직구 최고구속이 146km까지 나왔다. 앞으로 갈수록 본인 (최고) 스피드대로 던질 수 있는 상태다. 몸도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 롯데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3-4 역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시범경기인 만큼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조상우가 뜻밖의 난조를 보인 부분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조상우는 롯데를 상대로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KIA가 3-2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승욱에게 2루타, 최항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조상우는 장두성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계속된 1사 1·2루에서 조세진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 실점으로 연결됐다. 2사 1·3루에서는 정훈의 타석 때 폭투까지 범하면서 3루 주자가 득점, 자책점은 2점까지 늘어났다.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은 구위를 점검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단계에 있는 만큼 조상우의 2실점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직구 스피드가 꾸준히 140km 중반대를 찍은 부분을 주목했다.
조상우와 인연이 깊은 손승락 KIA 수석코치도 조상우의 현재 구위, 컨디션, 몸 상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손승락 수석코치는 2013~2015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조상우와 함께 뛰어 누구보다 조상우를 잘 아는 지도자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포수들이 조상우와 실전에서 호흡을 많이 맞춰본 게 아니다. 서로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며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 개막 후 경험이 쌓이면 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손승락 수석코치가 현역 시절 조상우와 함께 뛴 경험이 많다. 조상우가 시범경기부터 145~146km을 던지는 건 드문 일이라고 했다"며 "조상우가 올 시즌 준비를 상당히 잘했다.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가면 직구 스피드는 2~3km 정도 더 나올 수 있다. 지금은 안 아프고 페이스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상우는 2025 시즌 KIA의 2년 연속 통합우승 도전에 중요 열쇠다. 조상우가 마무리 정해영에 앞서 8회를 든든하게 지켜줘야만 KIA가 구상한 '철벽 불펜' 구축이 가능하다.
KIA는 지난해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던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FA(자유계약) 이적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조상우를 데려왔다. 키움 히어로즈에 현금 10억 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