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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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역사에 남아있지 않은 '원경', 어떻게 탄생했나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5.02.12 08:50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드라마 '원경' 이영미 작가가 작품의 탄생 배경을 밝혔다.

최근 tvNx티빙 '원경' 이영미 작가는 종영 기념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경'은 부부간의 애증 서사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방영 이전에도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서사"라는 반응이 이어질 정도로 태종 이방원과 원경왕후의 러브스토리는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러한 서사를 배경으로 해당 작품을 집필한 계기, 이 시대에 원경왕후의 삶을 복원하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영미 작가는 "몇 년 전, 원경왕후를 소재로 한 라디오 단막을 쓴 일이 있다. 그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사적인 부부 관계가 공적인 전환을 맞았을 때 어떻게 변화할까?' 하는 지점이었다"며 극본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 작가는 "정치적으로 완벽한 왕이 되고자 하는 남편으로 인해 원경왕후는 친정이 멸문되는 고통을 겪지만, 끝까지 왕후로서 살아남았고, 세종대왕이라는 성군을 길러냈다"며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이 세상 그 무엇도 나를 파괴할 수가 없다는 진리를, 원경왕후의 삶을 통해, 이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전하며 이 시대에 '원경'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그의 삶이 팍팍한 현실을 버텨나아가는 데에,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흔히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불릴만큼, 이미 다 아는 사실을 풀어내야 하기에 급박하고도 긴장감 있는 서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표현해내기 위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을까. 이 작가는 "짧은 회 차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다루어야 하다보니, 사건을 압축하거나 생략하거나 강조하거나 하는 선택을 해야 했다. 대본은 역사적 사건에 상상력을 더하여 재창조 하였으며, 역사적 사실에 원경의 감정을 메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을 원경의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주목했고, 원경의 그 시점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를 고민했다"며 "이 과정에서 원경에게 ‘가련한’ ‘비운의’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도록 노력했다. 원경이 자신에게 던져진 위기들을 피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맞서서 나가는 모습들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해 밝혔다.

특히 '원경'은 실존 인물이지만 남아있는 기록이 많지 않다. 태종 이방원과 함께 조선의 기틀을 다졌고, 사후 원경왕후로 존경받았으나 그의 이름은 역사에 남아있지 않다. '원경' 마지막회 자막을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이 언급됐다. 



이 작가는 극본을 집필하면서 어떠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했을까. "특별히 다른 드라마에서 그려진 원경왕후는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했다. 우리 드라마에서의 원경은 남편인 태종 이방원을 원망한다거나, 그로 인해 앓다가 죽어가는 모습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어려서 본 ‘용의 눈물’ 최명길 님의 강단 있는 모습은 마음속에 각인된 부분이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원경왕후와 관련된 기록부터 봤다. 여말선초와 관련한 도서와 논문들도 많이 읽었고, 전공하신 선생님께 많이 여쭙기도 했다"며 조선왕조실록, 도서, 논문, 자문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며 해당 작품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또한 "왕조실록에 그려진 바에서 보면, 원경왕후가 학질로 사망할 즈음, 태종은 무척 정성을 다해 간호했고, 애틋해 했다. 드라마 '원경'에서는 그것이 회한이나 후회의 감정이 아닌, 사랑으로 봤다. 정치적인 격변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고통을 줄 수밖에 없는 아내였지만, 단 순간도 가볍지 않았던 사랑. 태종의 마음에 아내 원경왕후는 그런 인물이라고 보았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서는 "‘이제 원경왕후는, 최명길에서 차주영이다!’ 가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었으나, 이렇게 기록한 정치적 의도는 무엇이었나를 생각하며 대본을 썼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한 번 정도 의심해 보면, 많은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며 작품의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우리가 알고 있는 굉장히 남성적 카리스마의 킬방원도, 사실은 두려워하고 질투하고 고독함을 느끼는 매우 인간적인 인물일 수 있으며, 익숙한 사극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이라는 전환점에 선 그런 사극이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tvN, 티빙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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