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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45년史 최초' 형제 맞대결 홈런, 때린 형은 "웃음 나오더라"→맞은 동생 "진짜 잡을 자신 있다"…두 형제 절친 "직구만 던질 줄 알아"

기사입력 2026.07.03 08:22 / 기사수정 2026.07.03 08:22



(엑스포츠뉴스 대전, 양정웅 기자) KBO 리그 45년 역사에 처음으로 나왔던 '형제 투타 맞대결 홈런'.

홈런을 때렸던 형 박정현(한화 이글스), 기록을 허용한 동생 박영현(KT 위즈),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 KT가 7-3으로 앞서던 9회말 2아웃에서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KT는 8회 동점상황에서 올라온 마무리 박영현이 9회 타자들이 만든 4점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투구를 했다. 황영묵을 투수 직선타로 처리한 후, 정민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런데 박영현은 대타 박정현에게 직구만 3개를 던졌는데, 3구째 148km/h 패스트볼이 통타당하고 말았다. 타구는 가운데로 뻗어나가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박정현의 시즌 2호 홈런으로, 타구 속도 168km/h의 잘 맞은 타구였다. 



박정현과 박영현은 두 살 터울의 형제지간이다. 부천중과 유신고를 함께 나와 같이 학교를 다닌 적도 있다. 역대 KBO 리그에서는 정명원-정학원, 유원상-유민상 등 몇 차례 형제 투타 맞대결이 나왔는데, 홈런이라는 결말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홈런이 나오자 박영현은 고개를 숙였고, 쓴웃음을 지었다. 다음 타자 심우준을 잡아내며 시즌 6승째를 거뒀지만, 마냥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이로써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형 박정현의 3타수 2안타 우위다. 형제는 지난 2022년 두 차례 맞붙었는데, 8월 5일 수원 경기에서 박정현이 좌전안타를 기록했다. 형제 대결에서 안타가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홈런 친 형' 박정현 "긴장됐는데 솔직히 재밌었다, 직구로 승부해줘서 좋은 타격 나와"


홈런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박정현은 "나가면서 긴장도 됐는데 솔직히 재밌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현이 볼을 칠 타석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긴장을 했는데 뭔가 즐겁게 쳤다"고 얘기했다. 

"9회말 2아웃에 4점 차라 직구로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고 말한 박정현. 그는 "2022년에 안타를 쳤던 것도 운이 좋았고, 어제는 직구 승부를 해줘서 좋은 타격이 나왔다"고 했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박영현을 봤다는 박정현은 "웃으면 안 되는데 웃음이 나오더라"라고 고백했다. 경기 후 가족 채팅방에서 박영현은 "왜 홈런 치냐"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홈런 쳤으니까 네가 밥을 사라"라고 했다고 한다. 

박정현-박영현 가족은 누나와 남동생이 있는 4남매 집안이다. 막내동생 박지현은 현재 유신고 2학년 투수로, 형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남자 형제 중 유일하게 타자인 박정현은 "막내동생이 신체 조건은 제일 좋다. 예쁘게 잘 던지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현이 직구는 못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홈런 맞은 동생' 박영현, 이강철 감독에게 "타이트한 상황에 내보내달라, 잡을 자신 있다" 어필

홈런을 맞은 후 박영현은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정현이 형이 잘 노려서 친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친형을 만나면 직구로 이기고 싶었다. 후회는 없다. 형이 잘 친 건 잘 친 거고, 나도 분명 좋은 공을 던졌다"고 밝혔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박영현이었다. 그는 "당연히 (넘어갈 줄) 알았다. 음이 달랐다"며 "가운데로 저 정도 넘어갈 정도면 잠실에서도 넘어간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박정현이 프로에 가면서부터 내기를 걸었다. 통산 10타수 3안타가 되면 박영현이 지는 내용이었는데, 연습경기 포함 이미 4타수 2안타가 됐다. 그는 "다음에는 변화구를 던질 거다. 제발 타이트한 상황에 나와서 혼쭐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를 하던 이강철 KT 감독은 지나가던 박영현을 붙잡고 최초 기록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면서 "패전은 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박영현은 "타이트한 상황에 내보내 달라. 진짜 잡을 자신 있다. 어제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랬다"고 말해 이 감독의 웃음을 자아냈다. 

◆'형제와 함께 학교 다닌' 소형준 "영현이가 직구만 던질 줄 알았다, 정현이가 잘 쳐"

박정현-박영현 형제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소형준(KT 위즈)이다. 박정현의 동기인 소형준은 2년 후배 박영현과도 고등학교와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고교 시절을 떠올린 소형준은 "다같이 숙소에서 지냈다"며 "정현이와는 3년 동안 같이 잔 날만 해도 2년은 될 것 같다. 그만큼 맨날 같이 먹고 자고 지냈다"고 했다. 이어 "영현이도 중학교 때부터 엄청 잘했어서 1학년 입학했을 때 '슈퍼루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얘기했다. 



1일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소형준은 6이닝을 던진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영현이가 직구만 던질 것 같았고, 정현이도 알 거라 생각했다. 영현이는 직구 던져도 못 칠 거라고 생각하고 던졌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1점 홈런이 나온다고 해서 경기가 크게 뒤바뀌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 영현이도 부담 없이 직구 승부를 했고 정현이가 잘 친 것 같다"고 봤다.

소형준 본인은 동기 박정현을 상대로 통산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약한 편이다. 그는 "신인 때는 (맞대결이) 재밌고 색다르긴 한데, 어차피 프로에서 계속 만나게 되니까 그런 감각이 둔해진다"고 했다.

유신고 1년 후배인 김주원(NC 다이노스)을 언급한 소형준 "처음에는 주원이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NC 1번 타자를 상대한다는 생각 정도만 한다"고 얘기했다. 

사진=대전,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 한화 이글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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