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수적 열세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제압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은 월드컵 개최국의 이점을 결과로 연결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고, 미국·캐나다·멕시코까지 공동 개최국 세 나라가 모두 토너먼트 생존에 성공하는 의미 있는 기록도 완성했다.
미국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조별리그 D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미국은 4회 연속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이어 16강행까지 확정했다.
미국의 다음 상대는 벨기에이며, 두 팀은 오는 7일 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반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에 오른 보스니아는 첫 판인 32강에서 여정을 마감했다.
미국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맷 프리스가 골문을 지켰고 안토니 로빈슨, 팀 림, 크리스 리차즈, 알렉스 프리먼이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에는 타일러 애덤스와 말릭 틸만이 자리했고, 2선에는 크리스천 풀리식, 웨스턴 맥케니, 세르지뇨 데스트가 배치됐다. 최전방에는 폴라린 발로건이 출전했다.
보스니아는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니콜라 바실리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타리크 무하레모비치, 스테판 라델리치, 니콜라 카티치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좌우 윙백에는 세아드 콜라시나츠와 아마르 데디치가 나섰고 이반 슈니치와 아르민 기고비치가 중원을 맡았다. 케림 알라이베고비치와 에르메딘 데미로비치가 최전방 자원 에딘 제코를 지원하는 형태로 맞섰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먼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쪽은 보스니아였다. 전반 10분 골키퍼 바실리의 긴 킥을 제코가 안정적으로 지켜낸 뒤 데미로비치에게 연결했고, 데미로비치의 슈팅은 프리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미국이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전반 31분에는 맥케니의 침투 패스를 받은 발로건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됐다.
이어 전반 37분에는 발로건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무하레모비치와 몸싸움 과정에서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계속 공격을 이어가던 미국은 결국 전반 종료 직전 결실을 맺었다. 전반 45분 틸만이 시도한 패스가 보스니아 수비수 두 명을 맞고 굴절되며 발로건 앞으로 연결됐다. 일대일 기회를 잡은 발로건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미국에 귀중한 선제골을 안겼다. 앞서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미국은 계속 몰아붙였다. 애덤스의 절묘한 로빙 패스를 데스트가 연결했고, 이를 다시 발로건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미국으로서는 전반을 두 골 차로 마칠 수도 있었던 결정적인 기회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보스니아에는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주장 제코가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후반 4분 주장 완장을 콜라시나츠에게 넘겨주고 교체됐다. 보스니아는 기고비치와 슈니치까지 함께 빼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후반 19분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이 나왔다. 선제골 주인공 발로건이 경합 과정에서 무하레모비치의 발목 위로 착지하는 강한 충돌이 발생했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끝에 주심은 발로건의 행위를 심각한 반칙으로 판단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선제골의 주인공을 잃은 채 약 30분 이상을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보스니아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미국 수비진은 침착하게 공간을 차단하며 상대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후반 33분에는 맥케니와 틸만의 연계 끝에 풀리식이 골을 넣었지만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추가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이 추가골 득점에도 성공했다. 후반 37분 데스트가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틸만이 환상적인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먼 거리에서 시도한 슈팅은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어 골문으로 향했고, 바실리가 손끝에 맞혔지만 공은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데스트와 풀리식을 각각 세바스티안 베르할터, 리카르도 페피로 교체하며 경기 운영에 집중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지만 보스니아는 끝내 만회골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알라이베고비치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미국 골문을 위협했지만 공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결국 미국은 2-0 승리를 지켜내며 홈 팬들 앞에서 값진 토너먼트 첫 승을 완성했다.
이로써 미국은 2002년 멕시코를 꺾은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승리했고, 24년 만에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또한 최근 유럽 국가를 상대로 이어졌던 10연패도 끊어냈다.
발로건은 퇴장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반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번 대회 개인 세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한 대회 월드컵에서 미국 선수가 기록한 최다 골 타이기록도 세웠지만, 퇴장 징계로 벨기에와의 16강전에는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포체티노 감독 체제의 미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이미 세 경기 8골을 터뜨리며 미국의 단일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그리고 첫 토너먼트 경기에서도 두 골을 추가하며 공격력을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