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백승호가 공격포인트 없이도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팀 성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최근 흐름 속에서 백승호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버밍엄 시티는 30일(한국시간) 세인트 앤드루스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 챔피언십(2부 리그) 24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필 노이만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중반 카메론 아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 무승부로 버밍엄은 리그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에 머물렀고, 성적은 8승 7무 9패, 승점 31점으로 15위를 유지했다.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한 판이었다.
이날 경기의 중심에는 백승호가 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백승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수 전반을 조율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경기 흐름을 읽고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지역 언론과 현지 매체들이 일제히 그의 경기력을 높게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 초반부터 버밍엄은 적극적인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사우샘프턴을 몰아붙였다.
전반 2분 만에 사우샘프턴이 빠른 침투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키퍼 제임스 비들이 각도를 좁히며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냈다.
이후 버밍엄은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그 중심에 백승호가 있었다. 그는 상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볼을 지켜내며 전진 패스를 시도했고,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패스 루트를 열어줬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백승호의 킥이 위력을 발휘했다. 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백승호는 동료를 바라보지 않고 직접 슈팅을 선택했다. 각도가 크지 않은 위치였지만, 오른발에서 날카롭게 감긴 공은 빠르게 골문 상단을 향했고,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전반은 버밍엄이 주도권을 쥔 채 마무리됐다. 사우샘프턴 역시 몇 차례 반격을 시도했지만, 버밍엄 수비진과 중원의 압박에 고전했다.
특히 백승호와 도모키 이와타가 형성한 중원 라인은 상대의 전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안정감을 제공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버밍엄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4분 백승호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그가 올린 프리킥 이후 문전에서 혼전이 이어졌고, 잭 로빈슨의 헤더 패스를 필 노이만이 다시 머리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버밍엄은 추가골을 노렸다. 제이 스탠스필드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가빈 바주누의 선방에 막히며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결정적인 기회가 이어졌다. 경기 흐름상 버밍엄이 두 번째 골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반 26분 사우샘프턴의 동점골이 터졌다. 공격 과정에서 주심 매트 도노휴가 공을 처리하려던 이와타의 동선을 우연히 막았고, 이어진 상황에서 엘리아스 옐러르트의 크로스를 카메론 아처가 마무리하며 동점골이 터졌다.
심판이 공을 건드린 후에도 끊기지 않고 이어진 공격 시퀀스에서 골로 이어지자 버밍엄 벤치와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항의 과정에서 크리스데이비스 감독은 격렬한 반응을 보였고, 결국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후 남은 시간 동안 버밍엄은 수세에 몰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사우샘프턴의 공세를 막아내며 1-1 무승부를 지켜냈다.
다소 억울한 결과였지만, 경기 후 평가에서 백승호의 이름은 가장 먼저 언급됐다.
특히 버밍엄 지역지 '버밍엄라이브'는 백승호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특히 매체는 백승호가 골대를 강타한 프리킥 장면을 두고 "백승호는 동료들을 무시하고 직접 슈팅을 선택했으며, 공은 크로스바를 살짝 스치고 나갔다. 골이 되지 않았지만 그의 킥 능력을 확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체는 "백승호는 이번 시즌 이런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제 기량을 발휘할 때는 챔피언십에서도 보기 드문 기술적이고 지능적인 선수다. 사우샘프턴전에서 우리는 백승호의 최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경기 리뷰에서 "백승호는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 상단의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을 시도했으며, 치열하게 전개된 전반 45분 동안 홈팀은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고 언급하며 그의 영향력을 짚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백승호는 풀타임 출전하면서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95%(35/37), 크로스 1개 성공, 기회창출 1개, 태클 3회, 차단 1회, 리커버리 6회 등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해당 매체 역시 백승호에게 평점 7.6점을 부여하며 양 팀을 통틀어 상위권의 평가를 내렸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 포함 50경기나 뛰면서 핵심 선수로써 팀의 챔피언십 잔류에 기여했던 그는, 올 시즌에도 24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버밍엄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