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무려 15년 동안 이어져 온 '양·강 체제' 속 황금장갑과 인연을 맺지 못한 LG 트윈스 박동원이 예비 FA 시즌인 2026년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유효표 316표 중 278표(득표율 97.2%)를 획득하며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포수로는 9번째, 2021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까지 합쳐 자신의 통산 10번째 황금장갑을 수상하며 이승엽 전 감독의 역대 최다 수상 기록(10회)과 타이를 이뤘다.
반면 올해 139경기 타율 0.253(451타수 114안타) 22홈런 76타점 OPS 0.797을 기록하며 소속팀 LG의 통합우승을 안방에서 이끈 박동원은 두 번째로 많은 23표(7.3%)를 얻는 데 그쳐,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수상과 연을 맺지 못했다. 타율(1위)과 출루율(3위), 장타율(5위)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오른 양의지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이었다.
박동원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주전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한 시즌(2018)을 제외하고 전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리그의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LG로 둥지를 옮긴 뒤에는 3년 연속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더 화끈한 장타력을 뽐냈고, 두 번이나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올 시즌엔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의 마운드를 이끌며 1994년 이후 31년 만의 10승 투수 4명(치리노스 13승,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 각 11승) 배출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와 같이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박동원은 선수 생활 내내 단 하나의 골든글러브도 품에 안지 못했다. 15년 동안이나 이어져 온 양의지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양강체제 때문이었다.
지난 2011시즌을 시작으로 KBO리그의 포수 골든글러브는 모두 강민호와 양의지가 양분했다. 강민호는 총 6차례(2011~2013, 2017, 2021, 2024), 양의지는 9차례(2014~2016, 2018~2020, 2022, 2023, 2025) 포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 2024시즌 양의지가 수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 박동원에게도 첫 황금장갑 수상의 기회가 왔으나, 결과는 191표(득표율 60.4%)를 획득한 강민호의 승리였다. 박동원은 총 89표(득표율 28.2%)를 얻어 2위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2026년 LG와 FA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는 박동원은 다시 한번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예비 FA 시즌에 성적이 향상하는 'FA 로이드' 효과도 기대해 봄 직하다.
한편, LG는 주전 포수 박동원이 2026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가기 전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전 외야수 홍창기 역시 LG의 다년계약 타깃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최근 "박동원, 홍창기와 당연히 다년계약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