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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시대①] 남지현, 편견 깬 '자격증 10개' CEO…"'바레' 선두 주자, 다음 직업? 가정주부" (창간 18th)

기사입력 2025.09.17 07:00



'선택을 받는' 직업인 연예인. 갈수록 '투잡'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연예인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등 각자 분야에서 활약해 이름을 알렸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남지현, 윤형빈, 노유민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습니다. 바레 강사 겸 CEO, 격투기선수에서 극장 운영 사업가, 카페 사장이 된 세 사람, 창간 18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처럼 18년 뒤 이들의 'N잡' 목표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지현샘 살려주세요... 오늘 몇 번이나 외친 줄 모르겠다. 어느새 바레라는 운동까지 섭렵한 그녀는 너무 멋진 사업가가 되었고, 대박이 날 거 같다."

그룹 포미닛 출신 전지윤이 지난 3월 19일 SNS에 게재한 글이다.

오랜 고민 끝에 바레 강사 겸 '바레 스퀘어' 공동 대표로 새 출발한 남지현을 응원하기 위해 전지윤과 허가윤, 권소현이 모두 오픈 날에 등장했다. 오랜만에 모인 포미닛의 반가운 단체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남지현의 깜짝 사업가 변신 소식도 알려지게 됐다. 



바레 강사가 된 지 어느새 7개월째에 접어든 남지현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한테 고맙죠"라고 가장 먼저 감사를 전했다.  

2009년 그룹 포미닛(4minute)으로 데뷔한 남지현은 'Hot Issue'(핫 이슈)로 데뷔부터 주목을 받은 이후 'Muzik'(뮤직), '거울아 거울아',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 '미쳐', '싫어' 등 여러 히트곡으로 사랑받았으나,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7주년에 팀이 해체돼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남지현은 연기를 택했다. 남지현은 앞서 데뷔 1년 만인 2010년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에서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4차원 법대생 신선해 역으로 연기를 시작했으나 그룹 활동에 더욱 집중하면서 특별출연 정도에 그친 바 있다. 


그룹에서 배우로 전향해 길을 잘 닦고 있던 남지현이었기에 전혀 다른 분야인 '바레' 강사 도전은 갑작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남지현은 수년간의 고민 끝에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친구 따라간 오디션에서 덜컥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남지현은 "가수를 처음 한 것도 그냥 무대가 좋았어요. '스타가 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아니었죠. 배우도 여러 삶을 살아볼 수 있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신선했고 늘어가는 제 모습을 볼 때 뿌듯했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16년간 연예인으로 살아 온 남지현에게 어쩌다 '바레 강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는지 물었다.

남지현은 "가수와 배우 둘 다 몸을 잘 써야하는 직업이고, 틈틈이 배웠던 발레와 필라테스가 (연기 공백으로) 쉬는 시간마다 저를 일어서게 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남지현은 평생을 갈고닦은 실력으로 운동 관련 자격증만 무려 10개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친숙한 발레나 필라테스가 아닌, 대중에게 아직은 생소한 바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바레'라는 운동에 대해 "미국에서는 필라테스만큼 대중적인 운동이에요. 발레리나가 부상 당한 자신의 몸을 치유하면서 만들게 되었고, 다양한 운동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어서 현대인들에게도 실용적인 운동이죠. 무엇보다 그룹으로 할 수 있고, 음악이 함께해서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근력 운동을 지겨워했는데 이건 춤추듯 재미있는 운동이에요. 공이랑 덤벨, 밴드 같은 소도구만을 이용해서 신체에 자극을 줘서 가늘고 긴, 탄탄한 발레 같은 근육이 생겨요. 특히 근손실이 빠른 폐경기 여성들에게 재미 없는 근력 운동 대신 재미있고 효과도 큰 바레를 추천해요. 저희 엄마에게도 소개할 수 있었고, 그 정도로 좋은 운동이라 창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다 바레를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바레의 장점을 언급했다. 



어떻게 보면 남지현이 바레의 대중화에 있어 선두 주자가 될 수도 있는 타이밍이다.

바레를 한국으로 가져올 결심을 한 남지현은 "2-3년 전만 해도 바레 스튜디오가 한두 개밖에 없었어요. 저는 트렌드에 민감해서 처음 듣는 운동은 꼭 해 봐요. 바레는 발레에서 온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바레를 접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가수, 배우 활동을 하면서 발레나 필라테스 등 개인 레슨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이 가격이면 어차피 평생 할 운동인데 강사를 해 보자'라는 마음이 생겼어요"라고 자격증 10개의 비하인드를 알리기도 했다. 아쉽게도 국가공인자격증은 PT(퍼스널 트레이너)뿐이라, 어린이 발레 수료증부터 1년을 투자한 미국 필라테스 자격증 등을 획득했다고. 



하지만 오랜 기간 연예계 활동을 한 스타들이 창업 등 일반 직업군에 도전할 때에는 으레 편견들이 따라온다. 이에 대해 남지현은 "업계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어요"라고 창업을 결심하기까지의 속마음을 꺼냈다.

'바레 스퀘어'의 오픈을 3년간 고민했다고 털어놓은 남지현은 "제가 했던 모든 운동을 바레에 녹일 수 있더라. 그래서 바레를 접하자마자 '이거다. 평생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편견과 두려움이 막연하게 있었죠. 그런데 눈치를 보면 아무것도 못하고, 제가 스스로에게 '평생 할 수 있다'는 자신으로 임하면 사람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긴 고민 끝에 바레 수업 중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선배와 공동 대표로 '바레 스퀘어'를 설립한 남지현은 "생판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저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함께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댄스부 동아리 선배라서 서로의 어린 모습을 아니까 같이 대표를 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남지현은 이미 얼굴과 이름을 가린 채 필라테스 대강으로 경험을 쌓으며 강사라는 직업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었다. 각종 운동 자격증을 획득하던 당시, 코로나 시기가 겹치면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한 번에 3만 원짜리 강의에 나섰던 것.

작품이 없을 때 쉬는 시간이 많았던 남지현은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가 지나가면 인생이 무의미하고 우울해지더라고요. 또 왕년에 너무 바빴던 사람이라, 가만히 있기보다는 뭐라도 바쁘게 움직여야 살아가는 이유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쉬는 시간에 아르바이트처럼 필라테스 대강을 했어요. '운동 강사들은 이런 마음이겠구나' 싶었어요"라고 처음 밝혔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스튜디오를 차릴 정도의 마음은 없었다고. 그러다 바레를 만난 그는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발레 바를 가지고 있는 센터가 없어서 제가 차리고 싶었어요. 거기에 또, 사람들이 아직 바레를 잘 모르니까 알리는 선두 주자가 되자는 느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포부도 드러냈다. 



남지현은 매번 수료증을 획득할 때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쁜 멤버들 대신해 비슷하게 배우의 길을 걷는 막내 권소현이 자신의 수업 대상이었다고도 알렸다. 이에 권소현만이 남지현의 창업 고민을 알고 있었으며, 이후 16년간 연예계 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수많은 브랜드의 자영업자들과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6개월간 강사로서 CEO로서 생활한 남지현은 "해 보니까 너무 힘들어요. 사람 관리뿐만 아니라 계산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어렵더라고요. 세금계산서부터 환불, 직원 월급, 공과금, 월세 등. 예전에 제가 했던 일은 돈이 한 번에 들어오고 나가는 삶이었는데, 겪어 보니까 연기를 했을 때 아무리 상상을 했지만 몸으로 부딪히니까 '이게 그 감정이었구나'를 다시 느끼게 됐어요"라며 웃었다.  

특히 남지현은 바레가 단순히 운동을 넘어 배우로서의 커리어에도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첫 번째로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줬고, 두 번째로 그로 인한 자기 효능감과 주체감을 느꼈다고. 



남지현은 "커리어적으로 배우를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주연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요즘 관계자분들도 저의 에너지가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세요. 저도 배우 생활을 건강하게 오래 하고 싶었거든요. 바레가 저의 그런 원동력이 되어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좋아진 에너지와 분위기 덕분인지, 남지현은 최근 지인을 통해 쇼츠 드라마 제안을 받아 촬영을 마쳤다고 연기 근황도 함께 전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쇼츠 드라마가 들어왔는데, 촬영하느라 목소리가 나갔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촬영을 했어요. 그런데 스태프들이 제 체력이 1등이라고 하시더라고요"라고 웃더니 "예전에는 스태프들이 저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한 분 한 분이 너무 감사해요. 우선 저를 믿고 맡겨주신 게 너무 감사해서 사비로 커피도 사 드리고, 예전이랑 촬영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저 사람 한 명이 이걸 위해 얼마를 받고 어떤 고생을 하는지 더 잘 알게 됐고, 운전도 셀프로 하니까 매니저들의 고충도 알았어요"라고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지현은 "앞으로도 납득이 되어야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병행한다는 것 자체가 양쪽에서 1등으로 최선을 다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온 힘을 다 쏟을 수 있는 그런 대본만 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는 바레로 생계를 위한 삶을 만들어 놓으니까 제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드라마 촬영 때에도 대강 강사를 미리 구했던 남지현은 "연기와 바레 중 어느 하나 2순위로 두고 싶지 않아요. 연기를 오래 하려고 운동을 한 거고, 그래서 두 개가 연결되어 있어요. 제 삶을 잘 살아가다 보면 이게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또한 남지현은 한국에서의 바레를 키워 해외 진출까지 열정을 드러내며 "저는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갈 뿐이에요. 그것들이 연기에 녹아서 언젠가 좋은 작품을 통해 또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요. 아시아에 뻗어 나가는 한국의 웰니스에 보탬이 되고 싶은 꿈은 있지만, 바람이 있다면 확실한 건 많은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요.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이 들 수 있으면 또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18년 뒤 자신의 'N잡' 인생을 상상한 남지현은 "지금 하는 일들을 하면서 가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가정주부도 직업이잖아요. 워킹맘이 되는 게 꿈이고, 제가 아기를 좋아해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감정이 생명을 키우는 게 아닐까요?"라며 "엑스포츠뉴스의 창간 1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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