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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40홈런과 홈런왕, 누군가 꼭 깨주길"…박경완 코치의 진심, 다만 20-20은 쉽지 않다

기사입력 2025.09.02 11:35 / 기사수정 2025.09.02 11:35

지난해 7월 한일 드림 플레이어스 매치에 참가했던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 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7월 한일 드림 플레이어스 매치에 참가했던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 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칼 롤리는 지난 8월 2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025시즌 50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빅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포수는 야수 포지션 중 체력 소모와 수비 부담이 가장 크다. 게임 중 투수리드, 볼배합은 물론 주자 견제, 수비 포메이션, 브로킹까지 신경 쓸 부분이 상당히 많다. 수백번을 앉았다 일어나는 건 기본이다. 자연스럽게 타격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현역 선수 중 최고의 거포들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 50홈런을 포수가 쳐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여겨졌다. 2021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살바도르 페레스의 48홈런을 기록했을 때도 당분간 쉽게 깨지기 어려운 숫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KBO리그의 경우 박경완(현 LG 트윈스 1군 배터리 코치)이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 소속으로 2000시즌 기록한 40홈런이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불멸의 기록' 중 하나로 남아 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4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단 18명뿐이다. 포수 포지션에서는 박경완이 유일하다. 박경완은 2004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34홈런으로 2000시즌에 이어 또 한 번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포수로는 유일하게 단일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포수로는 유일하게 단일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경완 코치는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깨지길 바라고 있다"며 "사실 2004년 이후 포수 홈런왕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나오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경완 코치는 자신의 40홈런에 도전할 젊은 포수 중 한 명으로 NC 다이노스 김형준을 언급했다. 2025시즌 8월까지 19홈런을 기록, 3년 연속 20홈런이 유력한 LG 박동원과 두산 양의지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고 있어 40홈런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C 김형준은 주전포수로 첫 풀타임을 소화한 2024시즌 17홈런을 쳐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17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20홈런에 도전 중이다. 1999년생으로 올해 만 26세로 젊은 편인 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경완 코치는 "40홈런에 도전할 가장 유력한 선수는 NC 김형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꾸준히 주전으로 뛰고 있고 힘, 순반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며 "아직 타격 정확성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어린 선수 아닌가. 계속 게임을 뛰면 충분히 내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우리 팀 박동원은 아무래도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어서 40홈런까지는 쉽지 않다. 그래도 무조건 내 기록은 깨져야 한다"며 후배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포수로는 유일하게 단일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포수로는 유일하게 단일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경완 LG 트윈스 1군 배터리코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경완 코치는 다만 현대 시절 2001시즌 기록했던 KBO리그 포수 중 유일무이한 20홈런-20도루는 '후계자' 배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수의 단일 시즌 20홈런-20도루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999년 이반 로드리게스(35홈런-25도루), 2022년 J.T. 리얼무토(22홈런-21도루) 단 두 명만 기록했던 대기록 중에서도 대기록이다.

박경완 코치는 "내가 현역 시절 발이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상대 투수의 습관을 읽고 충분히 많은 도루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2001시즌에 13개까지 거의 실패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 상대 견제가 심해지면서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20홈런을 칠 수 있는 포수들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그런데 20도루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포수 20-20은 당분간 내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경완 코치는 그러면서 2001시즌 20홈런-20도루에 도전했던 뒷얘기도 밝혔다. 2000시즌 페넌트레이스 MVP를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내년 목표를 묻는 기자들에게 KBO 최초로 포수 20-20 클럽을 이뤄보겠다고 답했던 게 시작이었다.

2년 연속 15홈런 이상을 기록한 NC 다이노스 주전포수 김형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년 연속 15홈런 이상을 기록한 NC 다이노스 주전포수 김형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경완 코치는 "20-20이 목표라고 하니까 당시 기자분들이 다 비웃더라. 그래서 내가 '만약 성공하면 내년에도 나에게 MVP 투표를 해달라'고 했다. 기자분들도 다 알겠다고 하셨다"며 "그런데 20-20을 했는 데도 MVP는 물론 골든글러브도 받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경완 코치는 2001시즌 130경기 타율 0.257(421타수 108안타) 24홈런 81타점 21도루 OPS 0.858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해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홍성흔에게 돌아갔다. 페넌트레이스 MVP는 39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에 돌아갔다. 

홍성흔의 2001시즌 성적은 122경기 타율 0.267(408타수 109안타) 8홈런 48타점 8도루 OPS 0.693이었다. 당시만 해도 우승팀 선수에게 골든글러브 투표 시 '프리미엄'이 붙었고, 박경완 코치가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에서 밀렸다. 현재까지도 KBO 골든글러브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수상 중 하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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