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2차전에 앞서 지난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김원중의 블론 세이브 상황을 언급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만루 홈런 허용과 함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김원중을 감쌌다. 자신이 지시한 볼배합이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2차전에 앞서 "김원중이 지난 17일 게임에서 동점 홈런을 맞았는데 (볼배합을) 내가 직접 요구했다. 포크볼을 계속 던지라고 했다"며 "삼성 김영웅 뒤에 타자들이 약한 데다 김영웅이 웬만한 공은 다 따라 나오는 스타일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7회까지 7-3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점수 차와 등판을 대기 중이었던 불펜 필승조, 남은 이닝을 감안하면 길고 길었던 8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수비에서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가 선두타자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정현수로 교체했지만 정현수도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볼넷과 피안타를 내줘 상황이 1사 만루로 악화됐다.
김태형 감독은 여기서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이틀 휴식을 취한 김원중에게 아웃 카운트 5개를 맡겼다.
그러나 김원중은 첫 타자 김영웅에 만루 홈런을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초구부터 8구까지 모두 포크볼만 구사한 가운데 8구째 134km/h짜리 공이 김영웅의 방망이에 걸렸다. 몸쪽 낮은 코스로 비교적 잘 떨어진 공이었지만 김영웅이 이를 완벽하게 받아쳤다.
롯데는 순식간에 4점의 리드가 사라진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원중은 9회초 또 한 번 몰린 1사 만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 스코어가 7-8로 뒤집혔다.
롯데는 패색이 짙던 가운데 9회말 1사 후 터진 황성빈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다만 10회말 2사 1, 2루에서 고승민, 11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 박찬형의 잘 맞은 타구가 삼성 야수진 호수비에 잡히면서 무승부에 만족한 채 게임을 끝냈다.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된 8연패 탈출이 또다시 미뤄졌다.
김태형 감독은 "김원중이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직구도 한 번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감독이 (포크볼을 던지라고) 지시를 한 거다. 그냥 선수에게 맡겼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며 "4점 차였기 때문에 김영웅을 (볼넷으로) 보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김원중이 포크볼을 원 바운드성으로 떨어뜨리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또 "김원중이 계속 공을 따라다니면서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김원중이 포크볼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면 김영웅의 헛스윙 삼진이 나왔거나 볼넷을 줬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태형 감독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느낄 긴장감과 부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주전 야수들의 연령대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만큼 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더 큰 부담을 느낀다고 바라봤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선 연패가 어디까지 길어질지, 오늘 끊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길게 가고 있는 게 조금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