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김민재 매각 의사를 사실상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입지를 잃은 수비수 김민재를 향한 독일 현지 언론과 구단 관계자들의 연이은 발언은 그가 더 이상 팀의 핵심 전력으로 간주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질적인 매각이 임박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최근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민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종료 뒤 이적시장 상황에 따라 팀을 떠날 수 있으며, 이미 뮌헨은 그를 대체할 영입 후보를 추려놓은 상태다.
에베를 단장은 지난 2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김민재와 주앙 팔리냐는 클럽월드컵까지는 팀 스쿼드에 포함된다. 이후 이적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민재의 이적이 현실적인 수순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은 뮌헨 내부에서 김민재의 미래가 이미 계획 외로 분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날 뮌헨 전문 매체 '바이언 앤드 저머니'도 같은 내용을 인용 보도하며 김민재의 불안한 입지와 이적설을 집중 조명했다.
팀 내 분위기와 구단 방침이 급변하면서, 김민재는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이 아닌, 구단이 적극 매각을 고려하는 판매 대상자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지난달 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16강전(플라멩구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 가능성을 알렸다.
하지만 벤치에만 머무른 채 출전하지 못했고, 뮌헨 사령탑인 벵상 콤파니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자말 무시알라와 김민재는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다"라며 출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는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현재 전력 외 상황에 가까운 위치에 있음을 방증한다.
김민재는 2023-2024시즌 중반부터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팀의 연쇄적인 수비진 부상 상황 속에서 강행 출전을 이어왔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섰으며,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됐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결국 김민재는 회복 기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경기를 치르며 후반기 들어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독일 유력지 '키커'에 따르면, 후반기 김민재는 출전이 불가능한 지경에 놓였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 시즌 동안 평균 3.7일 간격으로 20경기에 연속 출장했다. 이는 세계 프로 축구 선수 중 연속 출장 기준 최다 기록으로, 사실상 혹사에 가까운 스케줄이었다.
게다가 김민재는 지난해 9월과 10월, 11월 연달아 A매치 출전을 위해 독일에서 한국 혹은 아시아 다른 나라를 오갔다.
부상 외에도 그는 인후통, 허리 통증까지 안고 뛰었고, 결과적으로 경기 중 실수가 빈번해졌다. 이에 따라, 수비진 평가에 인색한 독일 언론들은 김민재를 패배한 경기들의 가장 큰 원흉으로 지목했고, 그에 따라 팬들의 평가도 차게 식었다.
이 같은 상황은 뮌헨 구단의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에베를 단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민재가 로테이션에 복귀해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클럽 월드컵 이후 거취는 이적시장 상황에 달렸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그가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이 아닌, 판매 가능한 자산으로 분류됐음을 의미한다.
이미 뮌헨은 김민재의 대체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뮌헨이 첼시 소속의 헤나투 베이가를 센터백 보강 후보 4인 중 상단에 올려두었다. 김민재의 이적 여부와 협상 타이밍에 따라 그의 영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가는 센터백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 풀백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으로, 뮌헨이 추구하는 전술 유연성과도 부합한다.
현지 매체 'TZ' 또한 김민재 이적 여부에 따라 뮌헨의 차기 시즌 수비진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뮌헨의 이적시장 계획은 김민재의 매각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오퍼는 없지만, 구단은 명확히 매각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뮌헨은 이미 요나탄 타라는 주전 센터백 영입을 마친 상태다. '빌트'는 이와 관련해 "타의 합류는 김민재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는 수비 조율 능력과 패싱 능력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스피드나 피지컬 면에서는 김민재보다 떨어지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에베를 단장은 타에 대한 신뢰를 앞세우며 차기 시즌 수비라인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들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진전이 없다. 시즌 종료 직후 파리 생제르맹, 알나스르, 나폴리, 유벤투스, 인터 밀란 등 복수 구단이 김민재 측과 접촉했으나, 이후 공식 제안은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따라, 뮌헨은 이적료를 할인하면서까지 그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로부터 김민재를 영입할 당시 지불한 금액은 5000만 유로(약 802억원)이었으나, 현재는 3000만 유로(481억원) 수준으로 마지노선을 조정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중상위권 구단들도 접근 가능한 수준이며, 구단이 여름 이적시장 내 김민재의 매각을 빠르게 성사시키려는 의도를 반영한 조치다.
구단의 명확한 판매 의지가 그의 잔류 가능성에 적지 않은 제약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김민재가 클럽 월드컵 이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독일 현지 언론들의 중론이다.
뮌헨 역시 선수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계획하고 있으며, 김민재는 최우선 매각 대상자로 분류돼 있다.
과연 김민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아니면 예기치 않게 팀에 남게 될지, 여름 이적시장의 끝자락까지 그의 이름은 지속해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바이에른 뮌헨/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