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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생각했다" 기성용의 심경 고백…10년 FC서울 생활 청산하고 포항 이적 임박

기사입력 2025.06.26 07:17 / 기사수정 2025.06.26 07:17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약 10년 동안 이어진 FC서울 생활을 마치고 포항 스틸러스로의 이적이 임박한 기성용이 자신이 애정하는 팀을 떠나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았을 때 은퇴까지 고려했지만, 주변의 만류와 깊은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이 포항을 선택하는 데에는 포항의 사령탑 박태하 감독의 설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25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기성용과의 작별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FC서울의 영원한 레전드 기성용이 FC서울 팬들에게 잠시 이별을 고합니다. FC서울은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 선수와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라며 기성용이 시즌 도중 팀을 떠나게 됐다고 알렸다.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는 포항이다. 새 팀을 찾기 위해 알아보던 기성용에게 포항의 박태하 감독이 연락했고, 기성용도 마음이 열려 포항 이적을 선택했다. 서울은 기성용의 의사를 존중해 그의 이적을 허가했고, 대신 기성용이 은퇴를 결심했을 때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주는 것과 향후 지도자 커리어를 위한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서울은 "이번 결정은 올 시즌 FC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 선수가 남은 축구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뤄지게 됐다"며 "오래된 인연만큼 FC서울과 기성용 선수 모두 긴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FC서울은 기성용 선수가 팀을 자신의 고향이자 자존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망므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힘든 결정이었지만 선수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받아 이번 요청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계속해서 "FC서울은 기성용 선수가 선수로서 후회없이 뛰고 내려놓을 때 구단 레전드로서 은퇴식을 함께 하기로 선수와 뜻을 모았다"며 "또한 선수가 지도자로 제2의 축구 인생에 도전하는 데 있어서도 구단이 최선을 다해 조력하고 서로 함께한다는 약속도 나눴다"고 덧붙였다.



2006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데뷔한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은 그동안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 시티(웨일스),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RCD 마요르카(스페인)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다시 서울로 돌아와 꾸준히 서울에서 활약했다. 국가대표로 110경기를 소화하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기성용은 한국 축구 역사에도 남을 미드필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이징 커브로 인한 기량 저하를 겪었고, 서울 김기동 감독이 황도윤, 류재문, 이승모, 그리고 풀백 자원인 최준을 3선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에는 회복에 집중하느라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생각했으나, 김 감독으로부터 팀 계획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고 은퇴를 고려하다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얼마 전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의 계획에 제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됐다"며 "이제 은퇴해야하는 시점이구나 생각하게 되어 그럼 은퇴하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제 뜻을 존중한다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가족들, 그리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써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만류했고 혼란속에 며칠 냉정히 저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으며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러뜨리는 것이 선수로써 참 괴롭고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물론 노장으로써 이 것이 내 욕심인걸까 깊이 고민도 했다. 그런데 제 마음에만 집중해 봤을 때 '뛰고싶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가장 제 솔직한 마음인 것 같다"며 "선수로써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기 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아울러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라실 거고 받아들이기 힘드실 것이라는 것 너무 잘 알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 왔을 때 서울이 아닌 곳에서의 선수생활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어, 저도 아직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서울 팬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아직도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축구선수로써 남은 시간 모든 것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려 본다"고 했다.



다만 기성용과 시즌 도중 결별하게 된 이유에 대한 구단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의 이적 소식을 접한 서울 팬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서울 팬들은 기성용의 포항 이적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의 모기업인 GS그룹 본사 건물 앞으로 근조화환을 보냈고, 서울의 결정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전광판을 실은 트럭으로 트럭 시위를 펼쳤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서울의 훈련장 GS챔피언스파크에도 역시 근조화환이 빼곡하게 세워졌다.

서울의 공식 서포터즈인 '수호신'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기성용 선수 이적 상황 및 선수단 내 불화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가감없이 투명하게 공개, 선수단 장악 문제 및 순위에 대한 감독의 입장 표명 발표를 요청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FC서울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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