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사우디로 이적하게 된다면,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마지막 공식 경기를 치룬 것이 되며, 사실상 오는 8월 한국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가 그의 토트넘 고별전이 될 수도 있다.
영국 현지 복수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의 거취와 관련해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사우디 구단들과의 접촉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더 선'은 30일(한국시간) "토트넘은 구단의 전설 손흥민을 이번 여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사우디 구단들이 손흥민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토트넘은 거액의 제안이 들어올 경우 이적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지 정확히 10년 만에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생애 첫 유럽 대항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토트넘 소속으로 꿈꾸던 업적을 마침내 실현했다.
동시에 이 우승은 토트넘 구단에게도 17년 만에 무관의 늪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 주장으로 출전해 팀을 이끌었고, 이는 클럽 역사상 세 번째 유럽 대회 우승의 중심에 아시아 선수가 있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의 상징성과 별개로 실리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1월 계약을 2026년 여름까지 1년 연장했으나, 나이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엔 지속적인 부상과 체력 저하로 인해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8시즌 연속 이어지던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겼다. 공식전 총합 11골에 그쳤다.
영국 유수의 언론들도 이와 관련해 손흥민이 이번 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영국 '가디언'은 이에 대해 "손흥민의 고액 주급이 구단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구단은 이적료 수익과 주급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번 여름을 결단의 시기로 삼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유력지 '디애슬레틱' 역시 "2026년 계약이 종료되면 손흥민은 34세가 된다. 지금은 양측 모두에게 작별을 고려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퍼스웹'은 "손흥민은 현재 구단 내 최고 주급에 해당하는 약 19만 파운드(약 3억 5000만원)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구단 재정을 고려할 때 그에 걸맞은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더 선'은 "사우디 억만장자들은 손흥민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후계자로 지목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아시아에서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사우디 프로리그의 글로벌 흥행을 위한 최적의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손흥민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호날두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날 것으로 보이는 알나스르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사우디 구단들은 손흥민을 향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바 있기 때문에 해당 이적설은 단순한 루머가 아닐 확률이 높다.
2023년 여름,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에게 4년간 총액 24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당시 손흥민은 이를 거절하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우승이라는 명예를 이뤘고, 선수 생활 말미로 접어든 손흥민 입장에서는 실리적 고려를 배제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사우디는 원래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를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삼았으나, 살라가 리버풀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잔류를 택하자 대체 자원으로 손흥민에게 눈을 돌렸다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토트넘은 8월 한국을 방문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일환으로 프리시즌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토트넘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맞붙고, 이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도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 경기는 단순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넘어 손흥민이 한국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손흥민 고별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티켓 예매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도 손흥민을 보기 위한 팬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고, 토트넘 구단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이번 한국 투어를 손흥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팀 K리그와의 경기를 포함해 다양한 팬 이벤트와 공식 행사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흥민 측은 현재까지 이적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본인은 대표팀 일정과 여름 휴가 등을 병행하며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거취 문제는 6월 이후 토트넘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나이와 계약 상황, 사우디 측의 거듭된 관심을 고려할 때, 이번 여름이 유럽과 작별하고 중동으로 향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적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연합뉴스/쿠팡플레이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