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다시 한 번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같은 부위 통증이 재발하면서, 팀은 물론 선수 본인도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범호 감독이 최근까지 도루 자제령을 내리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부상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도영은 5월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회 말 1타점 추격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김도영은 곧이어 최형우 타석에서 초구에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다. 시즌 3호 도루는 넉넉하게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한동안 오른쪽 허벅지 부근을 만지던 김도영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주자 김규성과 교체돼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김도영은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 판정을 받았다. 개막전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그는 복귀 26경기 만에 다시 이탈하게 됐다.
KIA 관계자는 "김도영 선수 검진 결과 오른쪽 햄스트링 부위 손상 판정을 받았다. 28일 교차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KIA는 27일 경기에서 0-2로 끌려다가 5회 말 김도영의 추격 적시타와 최형우의 역전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7회 말 오선우의 달아나는 솔로 홈런과 이우성, 황대인의 연속 적시타로 7-5 승리를 거뒀다. 최형우가 KBO리그 세 번째 개인 통산 2500안타 고지에 올랐지만, 김도영의 부상으로 팀원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종아리가 안 좋은 나성범과 김선빈의 부상 공백을 가까스로 메우고 있는 KIA에 너무나도 큰 비보가 또 찾아왔다.
무엇보다 김도영 부상을 눈앞에서 지켜본 이범호 감독의 표정엔 깊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복귀 이후 줄곧 '도루는 5월까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지난 16일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5월까지는 웬만하면 도루를 안 하게 하려고 한다. 6월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30도루를 채울 선수다. 지금 시점에선 올해 도루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김도영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복귀 후 첫 도루를 시도해 멀티 도루 경기를 펼쳤다. 당시 이 감독은 "아직 완벽하진 않다. 자기가 좋아졌다고 말은 하지만, 여름부터가 중요하다"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트레이닝 파트와 함께 몸 상태를 신중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 위험이 높은 부위다. 특히 빠른 움직임이 요구되는 내야수에게 있어 반복적인 부상은 단순한 이탈 이상의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로 MVP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김도영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안타를 친 뒤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1개월 넘게 재활에 매진한 김도영은 4월 말 복귀해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33안타, 7홈런, 26타점, 출루율 0.378, 장타율 0.630을 기록하며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소화했다. 특히 최형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확연하게 맛봤다. 이렇게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며 KIA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김도영은 다시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부상의 여파는 경기장 밖에서도 감지됐다. 김도영은 부상 직후 개인 SNS 계정을 비활성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전 햄스트링 부상 뒤 복귀를 위해 오랜 기간 재활과 준비를 거쳤던 김도영은 또 다시 같은 이유로 쓰러진 상황에 큰 충격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KIA는 김도영의 정확한 부상 상태와 향후 재활 일정에 대해 교차 검진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팀 타선의 중심이자 차세대 간판으로 꼽히는 김도영의 부상이 단기적인 이탈에 그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