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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쥐 나고도 '金+개인 최고점'…김채연 "세계선수권, 작년보다 더 잘할게요"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23 17:49 / 기사수정 2025.02.23 19:44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명실상부 현 한국 여자 싱글 일인자다.

김채연(19·수리고)은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8.27점, 예술점수(PCS) 70.09점으로 총점 148.36점을 자랑했다. 전체 선수 21명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쇼트프로그램서도 기술점수 40.15점, 예술점수 33.87점, 총점 74.0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까지 합산한 최종 총점은 222.38점으로 단연 1위였다. 2위 브래디 테넬(204.38점·미국), 3위 사라 에버하트(200.03점·미국)를 가볍게 제치며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최종 총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해 더 뜻깊었다.

한국 피겨 사상 4번째로 사대륙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점도 의미 있었다.

2009년 '피겨 퀸' 김연아(은퇴)가 캐나다 밴쿠버 대회서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피겨 사상 첫 사대륙선수권 우승이었다. 이어 2022년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에스토니아 탈린 대회서 금메달을 품었다. 한국 피겨 2호이자 남자 싱글 최초의 우승을 일궈냈다. 2023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대회 여자 싱글에선 이해인(고려대)이 금메달을 챙겼다.

올해 김채연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포스트 김연아'의 적임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채연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진 이 대회서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쇼트프로그램 69.77점(2위), 프리스케이팅 134.91점(3위), 총점 204.68점으로 2위였다.

한 시즌 만에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우선 국내에선 2025-2026시즌 국가대표 1차 선발전 겸 회장배 랭킹대회와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종합선수권대회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대회서도 선전했다. 특히 지난 13일 중국에서 개최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서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서 한국 피겨 사상 4번째 메달이자 2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약 일주일 만에 안방에서 열린 이번 사대륙선수권서도 당당히 정상에 섰다.

이날 김채연은 마지막 21번째 순서로 등장했다. 칼 휴고의 '내면의 속삭임'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를 클린 처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히 소화해 기본 점수 8.30점, 수행 점수(GOE) 0.98점을 챙겼다. 트리플 살코,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기본 점수 11.11점과 GOE 1.52점을 챙겼다.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서도 기본 점수 10.12점과 GOE 1.35점을 얻었다. 트리플 플립까지 완벽히 성공했다.

김채연은 스텝 시퀀스서 최고 난도인 레벨 4를 받은 뒤 코레오 시퀀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 4),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상식 후 공식 기자회견에 임한 김채연은 "국내 팬분들 앞에서 큰 대회에 임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한편으로는 너무 잘하고 싶어 떨었다. 그래도 개인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게 돼 무척 영광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채연은 "나 자신을 믿으려 가장 노력했다. 중간중간 '다음 점프 뛰어야 하는데, 넘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며 "그래도 최근에는 계속 '할 수 있다', '연습했던 대로만 뛰자'는 생각을 많이 하며 경기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연기 직후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점수를 확인했다. 개인 최고점을 보고 기뻐하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김채연은 "사실 오늘(23일) 경기 후반부부터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 많이 아팠다. 그래서 기쁨이 표정에 다 드러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정말 기뻤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에서 연이어 최고의 결과를 내며 상승세를 탔다. 김채연은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이 조금은 인정받은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한다면 보다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느껴 동기부여도 될 듯하다"며 "두 대회를 통해 긴장을 덜어내는 방법과 내가 해야 할 요소들에 집중하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보다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국가별 쿼터가 걸려 있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김채연은 2023년 개인 첫 세계선수권서 총점 203.51점으로 6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서는 총점 203.59점으로 3위를 기록, 입상에 성공했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작년 우승자인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는 222.96점으로 금메달을 품었다. 이번 사대륙선수권서 김채연이 빚은 222.38점과는 불과 0.58점 차다.




세계선수권 관련 질문에 김채연은 "막상 대회에 나가면 떨리겠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해 작년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우선 하루 이틀 정도 쉬며 회복한 뒤 열심히 훈련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오늘 경기에선 스핀이 조금 흔들렸다. 점프도 연습 때만큼 질 좋게 나오진 않았다. 긴장해서 그런 것 같다"며 "더 노력해 이번에 아쉬웠던 부분들을 찾아 보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매 경기 어머니가 직접 제작한 의상을 입고 은반 위에 선다. 김채연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의상과 함께 경기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제 드레스는 저희 엄마가 만든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채연은 "이번 대회 너무나도 많은 국내 팬분들께서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 부모님께도 많은 응원을 받았다"며 "앞으로의 대회들도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목동,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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