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대표팀 에이스' 문동주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다만 피홈런 한 개가 아쉬웠다.
문동주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호주와의 예선 1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h, 투구수는 102개다.
이날 한국은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1루수)-문현빈(좌익수)-김도영(3루수)-나승엽(지명타자)-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브로디 쿠퍼-바살라키스를 선발로 내세운 호주는 리암 스펜스(유격수)-애런 화이트필드(중견수)-릭슨 윙그로브(1루수)-알렉스 홀(포수)-클레이튼 캠벨(3루수)-크리스토퍼 버크(우익수)-제시 윌리엄스(2루수)-미치 에드워즈(지명타자)-브릴리 나이트(좌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호주프로야구(ABL), 국제대회 등을 통해 한국 투수들을 만났던 타자들도 라인업에 포진됐다.
호주전을 잡아야 결승 진출 확률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대표팀은 선발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 순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리기로 했고, 문동주가 첫 경기 선발 중책을 맡았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가 얼마나 이닝을 끌고 갈지가 관건이다. 잘 던질 것 같다. 5~6회까지는 가지 않을까. 투구수는 8~90개를 생각 중이다"고 기대했다.
문동주의 부진도 어느 정도 대비한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가) 초반에 안 좋다고 하면, 또 5회 이전에 바꿔야 한다고 하면 선발 요원인 오원석이나 최승용, 신민혁을 투입시키려고 한다. 만약 5~6이닝을 소화하면 김영규, 최지민 등 불펜투수들을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문동주는 호주전 전날인 1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있을 때부터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컨디션은 너무 좋은 것 같다. 아시안게임 이후 한 달 이상 지난 뒤 치러지는 대회인데, 좋은 기운을 갖고 대회에 참가하도록 하겠다"며 "현재 스피드는 잘 모르겠지만, 대구에서 연습했을 땐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이 생각했던 것보다 좀 느렸던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스피드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던지다 보면 150km/h대 중후반의 구속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최고구속은 150km/h 중후반엔 약간 못 미쳤으나 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었다.
문동주는 아울러 "호주전이 매우 기대되고,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야구는 즐기면서 하는 거라고 배웠기 때문에 똑같이 경기를 즐기도록 하겠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주신 만큼 왜 첫 경기 선발로 나오게 됐는지를 증명하도록 하겠다"며 에이스의 책임감까지 드러냈다.
문동주는 볼넷과 함께 경기를 시작했다. 1회초 7구 승부 끝에 리드오프 스펜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화이트필드와의 승부에서는 볼카운트 2-1에서 2루수 뜬공.
볼카운트 1-2에서 던진 4구가 바운드되면서 포수 김형준 뒤로 빠졌고 그 사이 1루에 있던 스펜스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진루했다. 풀카운트에 몰린 문동주는 윙그로브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홀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문동주는 순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듯했지만, 캠벨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문동주의 첫 번째 실점. 문동주는 볼카운트 1-2에서 커브로 버크에게 삼진을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문동주는 2회초 버크와 윌리엄스를 각각 우익수 뜬공,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그러나 후속타자 나이트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2사 1루에서는 스펜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이때 수비가 문동주를 도왔다. 스펜스의 우전 안타 때 우익수 윤동희가 정확하게 3루로 공을 던졌고, 3루로 질주한 1루주자 나이트가 태그 아웃됐다. 그러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2회말 김형준의 1타점 적시타로 타선이 1-1 균형을 맞췄지만, 문동주는 3회초에도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화이트필드의 3루수 방면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윙그로브의 희생번트와 홀의 2루수 땅볼 이후 2사 3루에서 캠벨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문동주는 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4회초 선두타자 버크의 삼진 이후 윌리엄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루를 만든 뒤 에드워즈와 나이트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5회초에도 마운드를 지킨 투수는 문동주다. 문동주는 공 2개 만에 선두타자 스펜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화이트필드와 윈그로브에게 차례로 삼진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경기 개시 이후 문동주의 첫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5회까지 84구를 던진 문동주는 6회초에도 마운드로 향했는데, 그를 믿은 벤치의 선택은 독이 됐다. 문동주는 선두타자 홀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헌납했다.
이후 캠벨과 버크의 땅볼로 2사가 됐으나 문동주는 윌리엄스의 볼넷으로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불펜에서 몸을 풀던 좌완 김영규를 호출했다.
한편 대표팀은 6회 현재 호주에 1-2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 유준상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