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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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한 야구가 돋보인 두산 (4월 2일 잠실 두산 대 엘지 전)

기사입력 2005.04.03 10:47 / 기사수정 2005.04.03 10:47

이석재 기자

개막전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것이고 특히 더비 매치로 펼쳐지는 두산과 엘지 양팀 사령탑은 더욱 그랬을 것이다. 거기다가 홈경기로 개막전을 치르는 두산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홈개막전에서 LG를 상대로 14-5 대승을 거두었다.


투수전에서 밀린 LG

경기전 많은 사람들은 두산이 박명환을 선발 카드로 생각했겠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랜들을 선발 카드로 꺼내게 했을 것이다. 반면 엘지는 선발 로테이션 중에 그나마 컨디션이  괜찮은 장문석과 진필중을 두고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진필중의 경우 두산에서 오래 뛴 선수이고 선발 전환에 따른 부담 등을 고려하여 장문석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장문석의 컨디션은 썩 좋지 못했다.

클리어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엘지는 경기 초반 흔들린 랜들을 공략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박용택과 이병규의 병살타로 경기의 맥을 끊었다. 반면 두산은 선수 전원이 변화구 제구가 안 되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급급한 장문석의 직구에 초점을 맞추면서 철저히 밀어치는 스윙으로 공략했다. 이는 컨디션이 안 좋았던 상대 선발 투수를 괴롭혔다.

첫 안타인 전상열의 좌전안타부터 첫 타점이 된 김동주의 우전안타, 문희성의 희생플라이에 이어지는 김창희의 적시타 등이 상대 투수의 공을 무리없이 밀어친 결과로 얻어진 것이었다. 선취점을 내주고 맞이하는 1회말 공격에서 4점을 얻어내는 과정이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배팅으로 얻어진 결과라는 점을 볼 때 올시즌 두산을 두고 최하위 전력이라고 평가했던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머쓱해 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승리의 열쇠, 팀 배팅

장문석이 4회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고 랜들 역시 투스트라이크 이후의 승부가 좋지 않았다. 또한 투구수가 많아져 5이닝을 채운 상태에서 물러나서 양팀의 중간투수들을 지켜볼 기회가 많아졌다. 여기에서 두산이 정재훈을 아끼는 상태에서 이재우와 언더핸드 김성배가 좋은 모습을 보인 반면 엘지는 정재복 - 서승화 - 경헌호 등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의 경우 지난 시즌 중간에서 맹활약한 이재영과 정성훈을 대신할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었다. 다행히 팀의 유일한 잠수함 투수인 김성배가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올시즌 좋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성균관대 시절 노히트노런을 한 적 있는 두산의 좌완 강관식은 아직 1군 타자들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들어 전병두나 조현근이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전체적으로 두산의 선수들이 자신의 개인 성적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반면 엘지 선수들은 1998년부터 계속 되어온 두산 징크스에 시달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엘지의 두 외국인 선수 마테오와 클리어는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효천고 출신 4년차 포수 이성열은 날카로운 배팅으로  올시즌 대활약을 예고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오늘 경기가 1/126에 지나지 않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두산 타자들의 모습은 올시즌 두산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아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상대 2차전 선발인 진필중이 몸쪽 승부를 못하고 투구 로케이션이 바깥쪽으로 집중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때 오늘의 모습은 오늘보다 내일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여러모로 매력있는 팀이다.

다만 황사때문인지 예상보다 많은 관중이 들어차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운 경기였다.





이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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