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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그바다' 오승아 "수수한 모습, 걸그룹 출신 맞냐는 오해도…"

기사입력 2017.08.12 09:30 / 기사수정 2017.08.12 04:1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길었던 속눈썹을 떼고, 머리도 느슨하게 묶었다. 짧은 치마는 무릎 밑으로 내려왔고, 딱 붙던 상의도 헐렁한 셔츠로 바뀌었다. 그렇게 레인보우 오승아는 70년대 여인 윤수인으로 변신했다.

걸그룹으로 산지 7년, 배우로의 새로운 길을 선택한 오승아는 첫 작품으로 시대극이자, 장편 아침드라마인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를 선택했다. 어쩌면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오승아에게는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처음으로 큰 120부작이라는 대작드라마에 주인공을 하게되서 로또를 맞은 기분 이었어요. 드라마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도 많이 배우고 값진 시간이었죠. 7년 가수 생활며 하던 무대 화장을 내려놓고, 70년대 소박한 여인 윤수인이 됐어요. 사실 적응이 안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가수 활동 때와 비슷하게 화려한 역할을 맡았다면 더 보여지는 것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연기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여자의 바다' 전 웹드라마 한 편. 연기경력이 없다시피 한 걸그룹 출신의 신인배우가 갑자기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건, 오승아 본인에게도 함께하는 배우들에게도 부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오승아는 함께 해 준 배우들 덕분에 120부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다들 걱정을 했대요. 제 이름을 검색하면 짧은 옷 화려한 메이크업의 레인보으 오승아만 나오니까요. 수수한 수인이에 어울릴까 걱정하신 거죠. 그런데 첫 촬영날 저를 보시고 다들 '레인보우 오승아?'라고 놀라며 되묻더라구요. 그 날 저를 보고는 '걱정했는데 잘 할 수 있겠다'고 해주셨고, 그 이후로는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누구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묻자, 그는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되새겼다. 결국 모든 배우들이 도와줬다는 뜻이다. 오승아는 첫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은 다들 자기 걸 하기 바빠서, 서로 챙겨주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편견을 깰 수 있었다.

"먼저 반효정 선생님은 매 씬마다 먼저 저에게 와서 같이 맞춰주고, 촬영 전에 대화도 많이 해주셔서 감정을 잡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박현숙 선배님께는 어려운 걸 물어보곤 했었는데, 잘 대답해주셨고. 이현경 선배님은 밥 먹을 때나 커피 마실 때도 먼저 와서 도와주셨죠. 또 모든 선배님들 스태프분들, 감독님들 모두 저를 잘 챙겨주셔서 제가 인복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극 중 수인의 모습이 민낯에 가까운 수수한 모습이다보니, 레인보우 7년 활동 때보다 현재 일상 생활에서 오승아를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지난 7년 간은 평범하게 돌아다니면 제 나이 또래 분들은 잘 못알아봤었어요. 어른 분들은 물론이구요. 그런데 TV소설을 하니까 마트에 가도 아주머니 팬 분들이 '어머 수인이다'라고 많이들 알아봐주세요. 그래서 나름 카페나 식당에 가면 아줌마, 아저씨 분들이 많이 챙겨주시더라구요. 드라마 상 수인이가 답답하고 챙겨주고 싶은 캐릭터라 그런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윤수인은 사실 너무 착한 탓에, 혼자 모든 걸 짊어지려 하는 모습으로 '고구마 캐릭터'라고 불리기도 했다. 댓글을 많이 본다는 오승아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 저도 많이 답답했죠. '아무리 숨기는 게 많더라도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연락이나 한 번 하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시대를 산 어른들의 말을 들어보면, 70년대 어머니들은 다들 그렇게 사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니 또 이해하게 됐어요. 또 수인이는 나와 다르니까, 수인이의 생각을 읽으려 노력했죠. '수인이는 늘 모든 짐을 혼자 다 짊어지고 싶어하는 아이니까'라고 저를 설득했어요."

부모님을 잃고, 연이어 아들까지 잃고, 또 억울하게 감옥 신세를 지기도 한다. 인생에서 한 번만 일어나도 힘든 일들은 늘 그렇듯 드라마 주인공에게 한 번에 일어난다. 특히 인생에 큰 굴곡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아온 오승아에게는 그런 윤수인의 인생이 한 번에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계속되는 큰 사건들을 겪으며, 절망의 끝까지 가는 인물이었는데, 수인이를 만난 덕분에 웬만한 사건-사고들에는 이제 놀라지 않을 것 같아요. 인생사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아쉬운건 그런 절망 속에서도 수인이는 다시 희망을 보고 일어나는 아인데, 제가 너무 그 슬픔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도 덩달아 우울해진 것 같아요. 우울하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이겨내는 데 더 집중했으면 수인이가 더 사랑받지 않았을까요?"

실제로도 윤수인을 연기하며 평소답지 않은 우울함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오승아. 그러나 그 과정 끝에 결국 윤수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매주 수인으로서 큰 사건을 겪다보니, 집에 가도 기분이 안좋고 우울하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풀고 그랬었죠. 그런데 결국 제가 수인이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진짜 제 모습도 나올 수 있겠더라구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이렇게 행동하는거야'라는 생각 대신 '이건 수인이니까 그런거야'라고 받아들이니 오히려 오승아와 윤수인을 분리할 수 있었어요. 또 수인이에게 더 몰입할 수 있었죠."(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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