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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나의 붉은 고래', 대륙이 내놓은 야심차고 따스한 판타지

기사입력 2017.06.13 07:00 / 기사수정 2017.06.12 20:45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중국에서의 대성공이 국내까지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지만, 영화 '나의 붉은 고래'(감독 양선, 장춘)은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는 영화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는 '나의 붉은 고래' 는 닮은듯 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분명히 한다.

'나의 붉은 고래'의 시작은 중국의 사상사 장자다. 장자의 '봉정만리'를 영화식으로 새롭게 풀어낸 것이 '나의 붉은 고래'다.

인간계와 이를 관장하는 신비로운 세계를 배경으로 성인식을 위해 고래로 변신해 인간계로 갔었던 소녀 춘은 자신을 살리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고 만 소년 춘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영혼관리자와의 거래로 아기 고래 형태의 곤과 마주한 춘은 무사히 그를 키워 인간계로 돌려보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소녀와 소년의 우정과 희생 등이 펼쳐진다. 이들의 주변인들은 소녀가 금지된 고래를 키우는 것을 반대하기도, 묵인하기도 한다.

동양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은 어쩐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생각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쥐할멈과 영혼관리자에게서는 센이 일했던 목욕탕을 찾았던 손님들, 유바바 등과 외양과 성격적인 면에서 무엇인가 비슷함이 느껴진다. 서로 다른 세계의 소년과 소녀의 만남인 점도 그렇다.

그러나 '나의 붉은 고래'는 다소 다르게 접근한다. 춘과 곤에 추까지 뭉쳐야 비로소 하나가 된다. 서로의 우선순위는 어긋나 있는 부부도 있지만 진심을 알게 된 뒤에 보이는 이들의 행동은 같다. 나보다는 '너'이자 '우정'이 앞선다. 아이들의 우정을 뛰어넘은 듯한 뭉클한 순간들도 묘한 울림을 준다. 아이들은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희생을 통해 더욱 굳건해진다.

볼거리도 상당하다. 중국 전통 가옥인 토루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는 공간은 '나의 붉은 고래'와 잘 어우러진다. 배를 타고 찾아가야하는 영혼 관리자와 영혼이 고래가 되어 보관된 장소도 시선을 끈다.거대한 해당화는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답다.

대사들도 인상적이다. "비와 바람이 되어 너에게 갈게"라는 대사는 드라마 '도깨비'를 떠올리게 하고 , "소중한 인생은 순식간에 끝나버리니 용기를 내보는게 어떨까"란 말도 의미심장하다.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 구조지만 흡입력이 있다. 의협심이 강한 곤의 목소리는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 허위주가 맡아 제 몫을 소화했다.

올 초 '너의 이름은.'의 흥행 돌풍에 이어 최근 '보스 베이비'가 장기 흥행에 성공하는 등 애니메이션은 더이상 어린이나 청소년의 전유물이 아닌 전세대를 아우르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2016년 중국에서 개봉해 940억원에 달하는 흥행수익을 거둔 '나의 붉은 고래'도 이러한 애니메이션 흥행사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끈다. 오는 15일 개봉.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영화사 빅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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