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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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 여러분 축구장으로 오세요 - '영광신' 김영광 인터뷰

기사입력 2008.08.11 11:28 / 기사수정 2008.08.11 11:28

김규신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규신 기자] 온 국민의 시선이 베이징 올림픽으로 쏠려 있는 이때, 울산의 스포츠 선수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말복, 뜨거운 햇살 대신 장대비가 쏟아지던 8일 오전, 울산시 동구 서부동의 클럽하우스에서 울산 현대 축구단의 든든한 주전 수문장 김영광 선수를 만났다. 김 선수를 비롯한 울산 현대 선수들은 20일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에 대비해 빗속에서도 오전 내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샤워를 갓 마치고 식사를 하러 나온 김영광 선수. 그는 약속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갑작스레 만나게 된 기자와의 만남이 불쾌할 만도 한데 내색 없이 기자의 질문에 조리 있게 친절히 답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내내 축구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고 개인의 기록보다는 팀의 우승을 갈망하는 그의 모습에서 울산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다음은 김영광 선수와의 1문 1답

-어린 시절과 축구를 시작한 동기

▲축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전남 해남 동초등학교에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공격수였다. 집이 순천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축구를 그만둘 위기에 처했는데 그대로 축구화를 벗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축구부가 있는 명문 순천중앙초등학교로 전학했다.

당시 정한균 감독님은 또래보다 눈에 띄게 큰 내 신체조건을 보고 공격수로 기용하셨지만 실력 부족 때문인지 결국 볼보이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이후 연습경기에서 골키퍼들이 주전, 후보 할 것 없이 모두 부상당하는 바람에 갑작스레 경기에 투입됐고 이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며 골키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존경하는 인물은?

▲국내에는 이운재 선수와 김병지 선수, 해외에서는 독일의 올리버 칸이다. 항상 이 선수들의 대담함, 민첩성 등을 닮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그리스와의 조별예선전이다. 첫 경기의 부담스러움 속에 우리 팀 수비수가 전반전에 퇴장당했고 아쉽게 무승부로 마쳤다. 하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 그리스의 공격을 선방하며 김영광이란 이름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지난 풀럼전 좋은 활약을 펼치다 막판 역전골 허용이 아쉬웠을 텐데 경기 소감은?

▲빅리그 팀이라 경기 전 정말 강할 거라 예상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K-리그도 강하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게 됐다.  앞으로도 이런 친선전이 활성화 되어 유럽 등 강한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우리 K-리그의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다는 것을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얼마 전 펼쳐진 한일올스타전에서도 확인했다시피 K-리그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경기, 훈련이 없을 때 어떻게 여가를 활용하는지?

▲낚시를 좋아한다. 클럽하우스가 울산시 동구에 있어 방어진 바다도 자주 찾는다. 잠도 많이 자는 편이고 게임도 좋아한다. 특히 위닝 일레븐이라는 축구게임에 자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성이형과의 대결에서도 내가 이겼다. (웃음) 브라질출신의 알미르 선수에게도 작년, 이 게임을 전수했는데 이번에 임대되어 다시 돌아오자마자 대결을 걸어온다.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실력을 좀 봐줘야겠다.

-팀 내 가장 친한 동료는?

▲아무래도 같은 골키퍼인 배관영, 김승규 선수다. 이상호, 서희원 선수와도 친하다. 이들과는 낚시도 자주 다니는 편이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역시 K-리그 우승이다. 나 개인의 성적보다는 팀이 우승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FA컵 역시 욕심이 난다. 반드시 우승해 팀의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것이다.

-울산 서포터 '처용전사'에 대해

▲늘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난다. 처용전사가 많이 올수록 선수들의 사기도 더 높아진다. 또 멀리 원정경기에서 우리 '처용전사'를 만나면 너무 반갑다. 실점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김영광'을 불러줄 때는 정말 죄송하고 고맙다.

-이천수 선수가 국내로 복귀하면서 수원행을 택했다. 게다가 인터뷰에서 울산은 꼭 꺾겠다고 했는데

▲ 나로서도 이천수 선수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지금 공격수도 이천수 선수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수원과는 다음달 13일에 홈에서 맞붙게 된다. 이천수 선수가 대단하지만 우리 수비진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골 넣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이천수 선수는 예전부터 나에게 약했다. 대표팀에서도 나를 만나면 골을 많이 못 넣었다. 나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웃음)

-팀 동료 선수 중 이 선수와는 상대팀으로 안 만났으면 하는 선수가 있다면?

▲공격수 루이지뉴와 브라질리아다. 이 두 브라질 선수들은 킥력이 굉장하다. 제대로 차면 너무 빨라 정말 막기 힘들다.

-울산에 부상 선수가 너무 많다. 후반기에는 부상병동에서 모두 탈출하나?

▲우성용, 염기훈, 양동현, 이상호, 박병규 등의 주전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반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올림픽이 끝나고 본격적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될 때면 팀이 주축인 이 선수들이 모두 복귀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한다.

-3년 후 본인의 모습

▲그때쯤이면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교제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있다. 한 1년 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만났는데 알고 보니 울산 사람이었다. 이쯤이면 울산과 내가 인연이 있지 않은가 싶다.

-골키퍼를 꿈꾸는 후배들과 울산시민들에게 남길 말은?

▲ 후배들에게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길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레 남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께는 축구경기장에 많이 와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은 관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축구에 대한 더 뜨거워진 열정으로 자기 능력의 몇 배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축구 도시 울산의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다.



김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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