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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이지훈·이희준·문소리, '푸른바다'가 재발견한 배우들

기사입력 2017.01.26 15:53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문소리-이희준-이지훈, 사실 재발견할 배우들은 아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은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검사가 된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의 결혼 생활을 보여주며 꽉 닫힌 해피엔딩을 그렸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푸른바다의 전설'은 줄곧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지켰다. 이러한 시청률의 공을 전지현, 이민호에게만 돌릴 수도 있겠지만 그 바탕에는 이지훈, 이희준, 문소리라는 배우들이 있었다,

먼저 이지훈은 새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허치현을 연기하며 선함과 악함을 넘나드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재벌의 아들로 모두에게 친절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아버지의 친아들 허준재(이민호)와 관련된 일에서는 섬뜩한 악역이 되는 허치현.

줄곧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지키다가 본격적인 악역 행보를 드러낸 뒤부터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치현의 악행은 후반부에 이르러서 더욱 폭발했다. 마지막까지 준재를 찾는 아버지 허일중(최정우)를 죽이고, 준재까지 총으로 쏴 죽이려다가 심청(전지현)의 희생으로 실패한 것.

현행범으로 경찰에 잡혀가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치현이 독약을 먹고 죽어가며 어머니 강서희(황신혜)에게 "어머니가 내 어머니라는게 원망스럽습니다"고 말하는 장면은 주인공을 죽이려 한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연민마저 들 정도로 처절했다. 

주로 반듯하고 바르게 자랐거나,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역할을 많이 맡던 이지훈이라 이번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보여준 그의 악역 변신이 더욱 놀라웠다. 앞으로 더 넓어질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기대케했다.

그런가하면 이희준은 이미 선역과 악역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자타공인 연기파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극 초반 이희준의 이름값에 못미치는 캐릭터 역할로 궁금증을 장냈다.

그저 돈을 좋아하는 사기꾼으로 철저하게 남자 주인공 허준재의 친구로만 존재하는 조남두를 연기했다. 물론 조남두의 가벼운 농담들도 이희준의 입으로 들을 땐 더욱 쫄깃했다. 인간 세상을 너무 모르는 심청과 알아도 너무 아는 조남두의 대화는 만담같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희준이라는 배우의 진가가 드러난 건 역시 극 후반부에서였다. 바로 조남두가 심청이 인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울어봐. 나랑 같이 손잡고 외국에 다니며 돈을 벌자"고 제안하는 장면. 이는 이제까지 심청을 친구로 여겨왔다고 보여진 조남두가, 청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며 섬뜩함을 자아냈다. 청은 남두의 기억을 지우고 위기를 탈피했다. 

현생과 연결된 전생에서 남두는 치현의 호위무사였다. 이는 또 다시 브라운관에 긴장감을 형성했다. 남두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존재했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정체를 추리하고 의심했다. 특히 준재를 납치해 서희와 치현에게 데려가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가슴 졸이며 남두의 배신을 지켜봤다.

하지만 남두는 시청자들의 예상보다 더욱 의리있는 친구였고, 모든 사건 후 사기 트리오인 준재-태오와 함께 갱생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희준이라는 배우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극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걸 연기력으로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99년 영화 '박하사탕'을 통해 데뷔한 문소리는 데뷔 후 지금까지 줄곧 '연기파 여배우'로 불려왔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너나들며 선 굵은 캐릭터들을 연기해 온 것. 특히 '푸른 바다의 전설'이 방송되기 직전에는 영화 '아가씨'에 특별출연하며 짧은 장면으로도 임팩트를 남기는 배우임을 입증해낸 바 있다. 

그런 문소리가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이제까지의 이미지를 모두 내려놓고 푼수 아줌마로 변신했다. 그가 연기한 안진주는 우아한 재벌집 사모님으로 등장하지만 감출 수 없는 허당미로 방송 내내 큰 웃음을 선물했다.

또 안진주의 집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준재의 엄마 모유란(나영희)과의 워맨스는 드라마의 중요한 관전포인트기도 했다. 사모님과 가사도우미라는 명백한 갑을관계가 있을때도 진주는 가끔 유란의 말에 지나치게 순종하는 모습으로 자아냈다. 전생에서 그들의 관계가 마님과 여종이었다는 사실은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깊은 반전 중 하나였다.

문소리가 딸 엘리자베스를 '엘리자베th'라고 부르는 그 발음도 문소리의 정확한 딕션과 발성이 더해져 더욱 큰 재미를 만들어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한꺼풀 벗어낸 문소리의 또 다른 연기 변신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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