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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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종영①] 아치아라, 침묵은 금이 아니었다

기사입력 2015.12.04 00:39 / 기사수정 2015.12.04 00:40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현실적인 마무리까지 드러내며 웰메이드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일 방송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최종회에서는 김혜진(장희진 분)을 죽인 진범, 그를 은닉하려 했던 윤지숙(신은경), 아가씨(최재웅)와 소윤(문근영) 등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15회에 걸쳐 쌓아온 복선들을 토대로 반전을 선보인 것.

김혜진은 '괴물'인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대광 목재 남씨(김수현)에게 복수하고 싶어했으나 그의 아내가 도리어 김혜진을 죽이고 말았다. 잘 지내고 있는 자신들의 가족을 위협하기 때문. 범죄 가해자들과 그의 가족의 전형적인 심리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수 십년 동안 아치아라 내에서 쉬쉬하며 벌어진 일들에 목소리를 높인 김혜진은 죽음으로 밖에 답할 수 없었다. 

결국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아픔을 키운 것은 침묵이었다. 그 침묵 속을 파고 들어간 것이 소윤이었다. 소윤은 시청자와 함께 관찰자가 돼 섬뜩하리만치 조용했던 아치아라의 살얼음같은 행복 안을 헤집으며 진실을 찾아냈다.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높였던 가영의 엄마(우현주)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가 넘어 남씨는 제대로 처벌받기 어려웠다. 아치아라를 주름 잡는 서창권(정성모)나 노회장도 최종회 말미에 무엇인가 있는 것을 암시했지만 제대로 펼쳐지진 않았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그려낸 모습은 한국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처럼 배척당하고 쉬쉬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했고 정작 가해자는 이렇다 할 단죄를 받지 않았다. 

16부작으로는 끝내기에는 아쉬운 수작이였다. 문근영, 신은경, 장희진, 온주완 등 주축을 비롯해 조연들도 뛰어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육성재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본과 연출도 좋았다. 흔한 러브라인 없이도 좋은 드라마가 탄생한다는 좋은 예를 남겼다.

도현정 작가는 쪽대본 없이 미리 대본을 내놨고, 이용석 PD는 출연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섬세하게 디렉팅했다. 제작진은 16회 대본이 나오기 직전까지도 범인을 함구하며 출연진들이 더 리얼리티 넘치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때로는 시청률이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을 때가 있다. 켜켜이 쌓아온 복선과 스릴러는 중간 시청층의 유입을 어렵게 했지만,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마을' 종영②] "연기 구멍 없다" 문근영부터 육성재까지 '엄지척'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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