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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임대를 오면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기사입력 2015.08.16 06:15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포항, 김형민 기자] 여러 형태의 이적들이 활발히 이뤄지는 유럽에는 다양한 '임대 신화'들이 등장하고는 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포항 스틸러스에서 나오고 있는 임대의 효과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 현대를 잡았다. 여름 휴식기동안 달라진 경기력과 인천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갔는데 여기에는 최재수로부터 느낀 임대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요인이었다.

2010년부터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여름이적시장이 되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영입으로 보강을 꾀했다. 여기에서는 임대도 좋은 방법으로 통했다. 적은 자금으로 효과적인 임대 영입을 하면서 선수단을 운영해왔다.

2012년에 강원FC로부터 김진용을 임대해 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는 무기로 활용했고 2013년에는 여름에 베테랑 공격수 김은중을 임대로 합류시키면서 그해 K리그 클래식과 FA컵 더블을 달성했다. 김은중은 9경기 1골에 그쳤지만 전체적으로 어린 나이였던 포항의 정신적인 지주의 역할을 잘 해냈다.

2014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온 강수일이 포항 임대에 특별한 무엇인가를 발휘한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제주에서는 항상 2% 부족했던 강수일은 포항에 와서 공격에 눈을 떴다. 한 시즌동안 임대를 와서 리그 29경기를 뛰며 6골 3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주로 측면에 위치하면서 특유의 탄력성을 살린 돌파력이 급성장한 모습이 눈에 바로 띄었다.

2015년에도 포항의 또다른 임대생이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원 삼성에서 넘어온 측면 수비수 최재수다. 최재수는 지난 7월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포항과 수원은 최재수와 조찬호를 6개월 간 서로에게 임대로 보내는 맞트레이드를 했다. 오랫동안 고민으로 남아 있던 측면 수비를 해결하기 위해 황선홍 감독이 칼을 빼든 결과였다.

포항은 올 시즌 전반기동안 측면 수비에 고민이 많았다. 신광훈이 군 복무 문제로 안산 경찰청으로 가면서 그 자리를 메울 대체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앙 수비수로 뛰는 김준수 등을 측면으로 돌리는 등 시프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최재수를 임대생으로 받은 포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7월 광주전에 처음 나선 최재수는 인천전과 전북전을 거치면서 빠르게 포항의 축구에 녹아들었다.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포항의 왼쪽 공격을 깨웠다.

이번 전북과의 홈경기에서도 절정의 활약을 보여줬다.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물꼬를 트고 자신의 바로 앞에 위치한 고무열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수비에서도 이승현과 이근호 등이 들어오는 것에 맞서 포항의 수비라인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냈다. 전반 20분에 기가 막힌 왼발 프리킥으로 임대를 온 후 첫 골을 기록한 점은 백미 중의 백미였다.

황선홍 감독도 최재수의 임대 효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풀백들이 공격에 활발히 가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황 감독의 바람을 최재수가 그대로 이행해줬다. 이를 반영하듯 전북전이 끝난 뒤 그는 전체적인 수비력을 칭찬하면서 "최재수가 오면서 측면 플레이에 숨통이 트였다"면서 "경험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면에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흐믓해했다.

최근 2년에서 3년사이 임대로 포항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이 가진 선수를 보는 눈이 좋다는 증거도 되고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소속팀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을 살려내는 남다른 지도력도 그 배경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수가 오면서 달라진 포항은 후반기 선두권 경쟁에 큰 불을 지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최재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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