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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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주인공' 김광수 "트레이드는 많은 것을 바꿨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07.16 07:00 / 기사수정 2015.07.16 02:14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제가 원래 정말 말을 재미있게 하는데…인터뷰를 4년만에 하니까 쓰실게 있을지 모르겠어요."

마음만은 스물아홉살. 김광수(34,KIA)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평소에도 스치듯 지나가며 후배들에게 툭툭 던지는 한마디에 재치가 묻어있다. 자신의 걱정과는 달리 재미있고 털털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KIA는 김광수에게 3번째 팀이다. LG에서 입단해 10년을 보냈고, 한화로 트레이드 됐었다. 한화에서 보낸 4년은 프로 데뷔 이후 스스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 농담으로 그만 두고 고깃집을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며 웃는 그의 얼굴에는 묵은 고민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지난 5월 6일 KIA와 한화의 3:4 트레이드에서 진짜 주인공은 김광수다. 임준섭과 유창식이 부상과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빠져있고, 박성호와 노수광, 오준혁은 좀 더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트레이드 당시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비껴나 있었던 이종환과 김광수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김광수는 최근 KIA 불펜의 핵심 멤버로 떠오르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6월 중순부터 1군에 콜업된 후 필승조, 패전조 가리지 않고 출동해 11경기 1홀드 13⅓이닝 평균자책점 2.63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벌써 트레이드 된지 2개월이 지났다.

"서산(한화 2군 구장)에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은. 여기저기 개인적으로도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당일 아침 9시 20분에 팀장님이 나와 유창식을 부르더라. 조합이 보통 조합이 아니지 않나(웃음). 유창식이 '선배님, 무슨 일일까요?'라고 물어봤는데 내가 말했다. '뭐긴 뭐야. 트레이드지. 임마.'"

-처음엔 스포트라이트를 못받았는데.

"정말 괜찮다. 전혀 문제가 없다. 트레이드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한화에서 보낸 4시즌에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특히 작년에는 1군에서 한경기 밖에 못나왔다.

"진짜 아쉽다. LG에서 한화로 갔을 때도 2달전 KIA로 왔을 때와 같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적응을 잘 못했다. 내 탓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가지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아까워 자책한다. 특별히 남는 내용 없이 떠나게 돼 아쉬웠다."

-시간이 흘렀다. KIA에서는 오자마자 '베테랑'이 됐다.

"김기태 감독님이 내게 항상 말씀하시는게 있다. '어디가서 29살이라고 이야기하라'고 하신다. 내가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 나이가 29살이었다. 그때랑 비교해 특별히 변한게 없다. 몸도 거의 그대로고, 여전히 잘 뛴다. 사실 내가 달리기에 자신이 있다. 아마 우리 투수들 중에서는 어린 (박)정수 빼고 1등일 것 같다."

-그러고보면 인연이 있었던 김기태 감독을 다시 만나 적응에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LG 2군 감독이실때, 내가 힘들었던 시절 많이 도와주셨다. 감독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으시다. 물론 그때가 조금 더 젊으셨으니 훈련적인 부분이 타이트하셨던 것 같기는 하다. 1군이 아니라 2군이기도 했고. 그러고보면 난 운이 좋았다. 트레이드를 KIA가 아닌 다른 팀에 됐어도 지금과 마음가짐은 똑같을 것이다. 그런데 팀 분위기나 감독님이 고참들을 생각하시는 것도 그렇고 좋은 작용이 된다. 나에게는 참 좋은 기회가 왔다."



-KIA로 이적해온 후 2군에서 정비 기간을 가졌다.

"몸이 전혀 안만들어져 있었다. 경기를 나설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한화에서도 재활군에 있었다. 시범경기 끝나고 공을 안던진 상태에서 2달만에 트레이드가 됐다. 캐치볼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3주만에 몸을 만들어 1군에 올라왔다."

-3주 동안 어떤 스케줄, 마음 가짐으로 준비를 했는지.

"원래 KIA의 함평 숙소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밀어 넣어 주셨다. 몸을 빨리 10일만에 속성으로 만들라는게 목표였다(웃음). 신기하게 정확히 11일만에 경기를 뛸 수 있을만큼 준비가 됐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고, 즐겁게 야구를 하고싶은 마음이 막 생기더라. 정회열 감독님부터 2군 코칭스태프께서 정말 세심하게 관리를 해주셨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신경을 잘 써주셨다. 빨리 몸을 만들었으니 2군에서 경기를 어느 정도 나간 후에 올라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 1군에 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필승조로 투입돼 허리를 떠받치고 있다.

"처음에 1군에 왔을 때는 KIA에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뒷받침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올 시즌을 마무리하면 괜찮겠다 싶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등판 간격이 잦은 편인데 부담은 없나.

"내 주특기가 연투다. 자주 나갈 수록 공이 좋은 편이다. 엄청난 장점인데, 단점은 그래서 선발을 못한다(웃음). 지금 다른 선수들은 지쳐있는 페이스인데, 나는 아직 경기수(11경기)가 적다. 힘이 있는 상태라 많이 출장하는게 팀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팀내 베테랑으로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감독님이 처음에 나에게 주문하신게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달라고 하셨다. 사실 내가 원래 훈련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준비 과정에서의 본보기를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하던대로 하고 있다. 늘 그라운드 훈련이 끝나면 다른 선수들보다 정리 운동을 더 하고 10분 정도 늦게 들어온다. 나름 모범을 보이려고 하는데 문제는 아직 KIA 후배들이 내가 늦게 들어온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웃음)."

-현재 본인의 구위에도 만족하나.

"만족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구속이 한창 좋았을 때보다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괜찮은 것 같다. 그래도 140중후반이 꾸준히 나오고, 지난번에는 150km까지 나왔다. 1년에 2~3번은 150km을 던진다(웃음). 그 부분에는 만족 아닌 만족을 하고 있다."

-개인 목표는 생각대로 풀려가는 것 같은데, 아쉬운게 있다면 팀 성적이다. 최근 KIA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이상하게 내가 옮기는 팀마다 항상 하위권이었다(웃음). 2002년 LG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로 우승은 커녕 4강도 못가봤다. 나는 꼴찌, 하위권과 인연이 깊은 선수인 것 같다. 그래서 우승에 대한 갈증이 엄청나다. 꼭 해보고 싶다. 한화로 트레이드 된 후에 LG가 4강에 갔다. 시즌이 끝나고 (박)용택이형, (류)택현이형 등과 통화하면서 서로 눈시울을 붉혔다.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하면서. KIA에도 처음 왔을 때는 5등이어서 '잘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 이후로 성적이 떨어졌다."

-야구선수 김광수가 꼭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지금은 개인적인 욕심도 생겼다. 타이틀 욕심이 아니다. 그저 팀에서 날 비중있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필승조든, 패전조든 역할은 상관이 없다. 내가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알아주면 더 바랄게 없다. 물론 팀 성적이 나면 금상첨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광수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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