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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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찬호, LA 다저스 '우리 팀' 만든 주인공

기사입력 2012.11.29 17:00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 한마음으로 한 팀을 응원하는 경우는 국가대항전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29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첫발을 내디딘 LA 다저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찬호의 소속팀인 다저스는 국민에게 '우리 팀'이었다. 특히 1997년은 박찬호가 미국 진출 4년 만에 풀타임 선발로 첫발을 내디딘 해다. 그의 호투는 IMF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국민을 하나로 묶었다. 박찬호의 등판일에는 TV가 설치된 공공장소에서 어김없이 그의 투구를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박찬호는 눈부신 호투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당시만 해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인은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박찬호가 이를 바꿔놓았다. 그는 더 이상 한국에서 온 '이방인'이 아닌 미국 무대에서 14승을 올린 정상급 선발투수였다. 이후 2001년까지 매년 13승 이상을 올린 그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다저스는 국민에게 '우리 팀'으로 완전히 굳어졌다. 박찬호의 이름을 딴 빙과류와 액세서리, 기념품 등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박찬호의 전성기로 볼 수 있는 1997년부터 2001년, 5년간 다저스에 몸담은 선수들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마이크 피아자, 라울 몬데시, 에릭 캐로스, 토드 질, 톰 프린스, 에릭 영, 게리 쉐필드, 찰스 존슨, 채드 크루터, 숀 그린(이상 은퇴) 아드리안 벨트레(텍사스) 등의 선수들도 '우리 선수'로 굳어졌다. 박찬호가 등판하지 않더라도 다저스의 패배에 함께 탄식했다. '박찬호'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찬호는 '영원한 다저맨'이 되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뛰며 아시아인 최다승인 124승을 올렸다. '토네이도'를 연상케 하는 투구자세로 유명했던 노모 히데오와(전 LA 다저스)의 승수를 뛰어넘은 이는 다름 아닌 '한국인'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2007년 이후에는 123승만 바라보고 달려왔다"고 밝혔을 정도.

노모의 123승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지난 2010년 10월 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서 3이닝 무실점 호투로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째를 올렸다. 아시아인 최다승이었다. 1997년 경제 위기를 겪던 시절, 온 국민의 '희망 전도사'였던 그는 꿈의 무대에서 아시아인 최다승을 올린 '위대한 선수'가 됐다.

박찬호는 비록 '우리 팀'인 다저스에서 은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국내 무대로 복귀해 선수 생활 말년을 장식했다. 박찬호는 후배인 '괴물 투수' 류현진이 다저스를 '국민의 팀'으로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지 않을까.

[사진=박찬호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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